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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 공포의 차별화,<다크니스>
박혜명 2003-05-27

■ Story

미국에서 스페인의 한적한 시골주택으로 이주해온 레지나(안나 파킨)의 가족. 이들은 새로운 생활과 화목한 가정을 기대하고 이곳까지 왔지만, 집안에서는 자꾸 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이 불길한 기운에 의심을 품게 된 레지나는 집에 얽힌 비밀을 밝히려 노력한다. 그러나 진실에 다가갈수록 레지나의 가족관계엔 더 큰 균열이 생긴다.

■ Review

<다크니스>의 무대는 공포영화의 단골손님 ‘귀신들린 집’이다. 40년 전 근방에서 있었던 아이들의 실종사건과 연관된 공간이 <다크니스>의 집이다. 여기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왔으니, 영화의 갈 길이 빤해 보인다. 이상한 일들이 집 곳곳에서 일어나고, 가족들은 공포에 떨고 차츰 비밀이 드러나고 등등. <디 아워스>가 그랬고 <혼팅>이 그랬고 넓게 보면 <버닝> 같은 별장 공포영화들도 패턴이 비슷하다. 선배 공포영화들에 비해 <다크니스>는 공포 효과나 세팅에서 새로운 게 없다. 40년 전의 사건을 불러오는 방식도 충격적이진 않다.

하지만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레지나의 가족 내부다. 미스터리가 해결되기 시작하는 중반부에 이르기 전까지 영화는 레지나 가족의 불안한 관계 묘사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 레지나의 아버지는 정신불안증세와 발작을 일으키는 병을 앓고 있다. 그가 한번 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레지나와 동생 폴은 심한 두려움을 느끼고 엄마는 같이 흥분하거나 아예 외면한다. 아버지의 발작은 레지나가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악화되며 심지어 악마적 광기마저 뿜는다. 가장 가까운 사람 특히 가족으로부터 오는 죽음의 위협과 공포가 이 영화의 핵이다. 그걸 처음 말하는 영화는 아니라 해도 <다크니스>는 가족이 괴물이 될 때의 끔찍함을 꽤 실감나게 전한다.

<다크니스>는 <디 아더스>를 만들었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와 함께 스페인에서 주목받는 젊은 감독 자우메 발라게로가 연출했다. 2002년 스페인 개봉 당시 최고 주말 흥행성적을 거두었고, 이탈리아 개봉시에도 <디 아더스>의 첫주 개봉성적 102만달러에 육박하는 100만달러의 성적을 내면서 유럽 흥행에 성공했다.박혜명 na_m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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