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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이 빠진 `성룡표`영화,<메달리온>
■ Story

고대 문서를 손에 넣은 악당 스네이크(줄리언 샌즈)는 천년에 한번, 용의 해 음력 4월에 선택받은 아이가 용과 물고기로 나뉘어진 메달을 하나로 합치면, 그 힘으로 불로불사의 육체를 얻을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스네이크 일당은 선택받은 아이 자이를 납치하여 아일랜드의 소굴로 데려온다. 홍콩 경찰 에디 양(성룡)은 아일랜드의 인터폴 지국에 근무하는 왓슨(리 에반스)과 함께 스네이크를 쫓는다. 그러나 에디와 자이가 숨어 있던 컨테이너가 바다에 빠지는 바람에 에디가 목숨을 잃는다. 자이는 메달의 힘을 이용하여 에디를 살려내고, 에디는 초자연적인 힘을 얻게 된다.

■ Review

할리우드에 진출한 성룡은 <러시아워> <샹하이눈> <턱시도> 등 수많은 흥행작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성룡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도 만들어질 정도다. 인종과 나이를 막론하고 성룡이 슈퍼스타로 자리잡은 이유는, 성룡만이 할 수 있는 액션 때문이다. 서커스의 묘기와도 같은, 극도로 단련된 기계체조 같은 성룡의 액션은 단지 놀라움만이 아니라 그 액션의 한복판에 웃음을 배치하여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 액션은 성룡 이외의 누구도 이루지 못한 것이었다. 주윤발과 이연걸 등의 홍콩 배우들을 낭비하고 있는 할리우드도, 성룡의 매력이 무엇인지만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러시아워> <샹하이눈>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재담은 파트너인 크리스 터커와 오언 윌슨에게 맡기고, 성룡에게는 애크러배틱한 액션을 한껏 펼칠 수 있게 해준다. <턱시도>에서 약간의 ‘특수효과’를 가미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파트너 없이 연기를 펼치는 성룡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으로 감안할 수 있다.

하지만 <메달리온>은 이상하다. <메달리온>은 성룡의 나이를 너무 의식해서인지, 트레이드 마크인 ‘물불 가리지 않는 액션’을 자제한다. 기껏해야 담벼락 위를 뛰어가고, 도로를 가로지르는 정도다. 나머지는 거의 특수효과에 맡긴다. <메달리온>은 <엑시덴탈 스파이>처럼 할리우드에 진출한 뒤 홍콩에서 제작된 성룡 영화다. <메달리온>의 전략은 <용형호제> <쾌찬차> 등에서 시작된, 외국배우를 기용하고, 해외 로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풍경을 보여주는 성룡 영화의 전형을 충실하게 지킨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없다. 언제나 기발하고 신나던 성룡의 수공업적인 액션이 와이어와 특수효과를 이용한 첨단의 액션으로 바뀐 것이다. 과거 성룡 영화의 틀에 <풍운> 등의 SFX 무협영화를 접목시켰다고나 할까.

<메달리온>은 마치 90년대 성룡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성룡을 끌어들인 할리우드는 새로운 성룡의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홍콩에서는 여전히 과거의 향수에만 매달리는 것이다. 지난 여름 북미에서 개봉한 <메달리언>이 820만달러로 5위를 차지는 것에 그친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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