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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으로 보는 TV판 환상특급,<인터스테이트>
■ Story

22살 생일을 맞은 닐 올리버(제임스 마스덴)는 부유한 아버지, 사려 깊은 여동생, 똑 부러지는 여자친구, 유명 법대의 입학허가까지 따놓은, 겉보기엔 부러울 것 없는 청춘. 그러나 그의 실상은 ‘파파보이’이자 자신의 의지로는 어떤 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청년이다. 어느 날 2층 베란다에서 떨어진 양동이에 맞아 정신을 잃은 닐은 이상한 노인 레이를 만나고 “보름 안에 ‘60번 고속도로’를 통과해 소포를 전달하라”는 임무를 맡게 된다.

■ Review

<인터스테이트>는 80년대 방영되던 TV시리즈 <환상특급> 한편을 보는 듯한 영화다. 귀가 솔깃해지는 흥미로운 설정, 소소한 재미, 그리고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의 교훈적인 엔딩. “아랍에는 ‘지니’가 있고, 중국엔 용이나 원숭이, 유럽엔 요정이 있는데 미국엔 왜 소원을 들어주는 특별한 신이 없는 걸까?” 척박한 자국의 상상력을 조롱하는 사내들 곁으로 바텐더가 살며시 다가오면서 말한다. “모르는 소리! ‘위시 그랜트’를 만나라고. 빨간 나비넥타이에 원숭이 모양 파이프를 물고 ‘60번 국도’(인터스테이트)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는 당신들의 소원을 들어줄 거야.” 영화는 이렇듯 ‘없으면 만들자’는 신념으로 ‘21세기 미국 창작동화책’의 첫장을 넘긴다.

닐이 꿈속의 여인의 안내를 받아 종착지인 덴버로 향하는 긴 여정의 단계는 마치 게임의 스테이지처럼 펼쳐지며 식욕과 섹스, 마약과 법 그리고 거짓말의 노예가 된 인간군상을 차례로 등장시킨다. 지도에 없는 ‘60번 국도’는 ‘파랑새’처럼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았던 곳이다. 결국 <인터스테이트>는 무슨 일이든지 ‘중대결정닷컴’ 같은 인터넷 사이트에 물어봐야 결정을 내렸던 우유부단한 청년이, 자신의 의지와 선택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깨닫는다는 ‘착한’ 성장드라마다. 물론 영화 곳곳에 현대인들의 고질병들과 짧은 역사에 대한 콤플렉스로 과장된 미국의 ‘프론티어정신’을 정면으로 공격하는 신랄함을 잊지는 않는다.

타락한 보안관으로 등장하는 커트 러셀은 두툼해진 턱선을 선보이며 세월의 흐름을 증명하고, <엑스맨> 시리즈의 사이클롭으로 등장했던 제임스 마스덴은 갑갑한 고글에 가려져 있던 푸른 눈동자를 드러낸다. <백 투 더 퓨처>의 각본과 제작을 겸했던 밥 게일이 감독을 맡으면서 ‘영원한 마티’ 마이클 제이폭스가 영화 초반 ‘20년 우정’을 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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