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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WINDOW] 전투하며 이벤트도 즐긴다,<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장르: 액션

배급사: EA코리아

플랫폼: PC/PS2/Xbox/GBA

언어: 영어 음성/ 우리말 자막(PC/PS2 버전에 한함)

로한 기마대가 돌진하는, 영화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의 클라이맥스 장면을 감상하다보면, 3D로 묘사된 백색의 마법사가 눈앞에 등장한다. 그리고 우르크하이의 공격으로 손 안의 게임 컨트롤러가 진동하는 순간, 게이머는 자신이 어느새 중간계 전투의 복판에 들어섰음을 깨닫게 된다.

피터 잭슨의 동명의 영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하 <왕의 귀환>)이 출시됐다. 이 게임은 헬름 협곡 이후 운명의 산에 이르는 반지원정대의 세 갈래 여정을 다루고 있으며 게이머는 아라곤, 간달프, 샘(마지막에는 프로도) 등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을 조종하게 된다.

<왕의 귀환>은 간단히 익힐 수 있는 게임이다. 조작법은 간단하고, 나아갈 길은 하나이며, 전투 이외의 뭔가 특별한 행동이 필요한 곳에는 하얀 표식이 나타나기에 막다른 길에 주저앉아 머리를 쥐어뜯을 일도 없을 것이다. 대신, <왕의 귀환>은 자신을 정복하려는 이의 순발력을 시험한다. 사자의 왕을 굴복시키기 무섭게 무너져내리는 동굴을 탈출해야 하고, 미나스 티리스로 진입하려는 오크의 사다리를 밀어내기도 버거운 판국에 지척까지 접근한 공성 무기마저 상대하란다.

<왕의 귀환>은 이렇게 수많은 적과 이벤트로 게이머를 정신없이 몰아붙인다. 골룸의 움직임까지 자연스레 재현하는 그래픽, 실제 배우들의 목소리가 담긴 사운드, 모르도르의 세력을 베며 쌓은 경험치로 새 전투 기술을 얻는 재미는, 각 캐릭터의 특성이 확연히 느껴지지 않는, 다소 밋밋한 전투 시스템을 슬쩍 가려준다. 실제 영화장면을 곁들여 구성된 스테이지에 뛰어들어보자.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펠렌노르 평원에서, 원작소설과 영화에 기대어 쉽게 만든 게임으로 쉽게 매출을 올리는 EA는 얼마나 좋겠느냐는, 괜한 얄미움(?)이 생겨날 여유는 없을 것이다. 무난한 액션게임을 톨킨의 팬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보물’로 탈바꿈시키는 것. 그것이 아마도 절대반지의 위력 아닐지.

노승환/게임매니아bakerboy@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