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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재미는 어디에서? <컬트셉트 세컨드 익스팬션>
2003-12-18

주사위 눈에 따라 도착한 상대의 토지, 통행료는 싸지만. 초반 기선을 제압하자는 의미로 싸움을 걸었다. 상대의 크리처 카드는 드래곤 플라이. 힘은 30, 체력은 20이다. 침략하는 쪽부터 공격에 나서게 되니,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녀석이다. 나는 힘과 체력이 각각 40인 트롤을 꺼내었고, 20의 힘을 더해주는, 롱 소드라는 아이템 카드를 곁들였다. 드디어 전투 개시. 이상하다. 왜 저쪽도 롱 소드를 꺼낸 것일까? 아차! 드래곤 플라이는 수비 상황에서도 선제공격을 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50의 힘이 실린 드래곤 플라이의 공격에 나는 카드 두장을 날리고 말았다.

<컬드셉트 세컨드 익스팬션>(이하 <컬드셉트>)은 PS2 화면 위에서 벌어지는 보드 게임이다. 기본적인 진행방식은 <모노폴리> <부루마블>의 그것과 비슷하다. 주사위를 굴리고, 토지를 차지하고, 그곳에 도착한 이에게 통행료를 물리며 정해진 포인트를 채우면 승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컬드셉트>는 여기에 전략적 요소를 더했다. 순순히 통행료를 내고 넘어갈 것인지, 서로의 카드를 걸고 싸울 것인지는 게이머의 선택이다. 또, 일단 벌어진 싸움에도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다. 토지의 속성에 따라, 또는 거기에 더해지는 아이템, 스펠 카드에 따라 약한 카드가 강한 카드를 꺾는 상황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수백장의 카드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여 카드 북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경기 양상, 이 무궁무진함으로 <컬드셉트>는 게이머를 중독시킨다.

요즘 게임답지 않게 깔끔한 2D그래픽으로 제작된 <컬드셉트>는 게임의 재미란 반짝이는 아이디어에서 오는 것이지,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우리말로 번역된 도움말을 따라 <컬드셉트>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뎌보자. 왜 그토록 많은 일본 게이머들이 <컬드셉트>에 열광하는지를 깨닫기에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노승환/ 게임마니아 bakerboy@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