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컬처잼 > e-윈도우
오~나이스 샷! <링스 2004>

골프 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 할 유명 코스를 실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니터 속에 정확히 재현하고, 마우스 조작만으로 정교한 골프 스윙의 느낌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게임 시스템을 갖춘 <링스> 시리즈는 플로피 디스크 시절부터 13년이란 세월 동안 정상의 골프 게임으로 인정받아왔다. <링스 2004>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족용 게임기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서인지 PC 플랫폼을 떠나 Xbox 전용으로 출시된, <링스>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링스 2004>의 가장 돋보이는 기능은 Xbox 라이브를 통한 온라인 멀티플레이다. 이를 이용하면 게이머는 단순한 대전 상대 검색을 넘어 많은 이를 대상으로 한 토너먼트에도 참가할 수 있다(골프는 다른 스포츠 게임에 비해 인터넷 회선 상태에 덜 민감하므로, 외국 게이머와도 쾌적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패드의 두 스틱으로 샷의 비거리와 스핀의 방향을 조절하는 스윙 시스템은 PC 시절보다 쉬워졌으며, 스킨, 베스트볼 등 다양한 경기 방식이 제공된다. 다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코스가 경쟁 타이틀인 <타이거 우즈 PGA TOUR 2004>에 한참 부족한 아홉 가지라는 점, 역시 PC 시절의 분위기를 벗어나 TV 중계 방송 스타일을 시도했던 프레젠테이션의 결과물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원하는 게이머라면 <링스 2004>는 유일한 선택이다. 그러나, 싱글 플레이나 가족과 즐기는 거실 골프로 충분하다면, 계산대로 어프로치하기 전에 <링스 2004>와 경쟁 타이틀을 한번 더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몰려든 신출내기들로 ‘우리끼리’ 즐겨온 세계가 소란스러워져서, 또, 새로운 시도들이 조금은 허술해 보여, 처음엔 <링스 2004>가 영 마뜩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속에 ‘사실적인 골프’라는 본래의 취지만큼은 잘 간직되어 있음을 확인한 뒤 변화를 위한 <링스>의 노력을 한번 지켜보기로 했다. 2004년 사실성과 대중성이 잘 블렌딩된 ‘물건’이 탄생할지 모른다는 기대 속에. 오랜 시간 정을 다진 팬의 마음이란 이런 것 아닐는지.

노승환/ 게임마니아 bakerboy@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