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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는 진화한다, <프리필>

‘로그인’을 통해 다른 이로부터 내 글을 지킨다. 물론, 글이 지워지거나 옮겨지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회원가입 과정에서 내가 그/그녀의 전능함을 인정해준 관리자에 의한 것일 뿐, 원칙적으로는 누구도 감히 내 글에 손을 댈 수 없는 것이 보편적인 게시판 법칙이다. 그런데, 1994년 워드 커닝햄이란 프로그래머에 의해 제안된 ‘위키위키’엔 로그인이 없다. 익명 사용자를 포함한 모든 이에게는 똑같은 권리가 주어진다. 심지어 첫 페이지를 수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누구나 다른 이의 글을 수정하고, 내용을 덧붙이고, 삭제할 수 있다. 물론, 상대의 사전 양해를 구할 필요없이.

안전장치야 마련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대다수 사람들의 양식에 기대어 운영되는 곳, ‘마이 프레셔스’(골룸처럼 읽어주시라)를 내던지는 대신, 모든 이의 지식과 의견을 머금은 결과물을 함께 완성해가는 기쁨이 있는 곳이 바로 위키위키다.

<프리필>은 2002년 3월 개설된 <은미닷컴>을 토대로 만들어진 위키위키다. 편의상 일반 게시판을 보는 기준으로 말하자면, <프리필>은 철학과 문학,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다양한 이들의 글을 담고 있다. ‘도움말’을 클릭해 기본 정보를 익히고, 몇 가지 글을 읽어보자. 처음엔 어색하고, 어쩌면 원시적으로 느껴졌던 인터페이스가, 사실은 지극히 자유롭고 효율적인 것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카테고리에 원하는 정보가 없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영화 제목과 함께 살짝 운을 띄워보시도록. 여러 사람의 손길을 거쳐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텍스트를 관찰하게 될 것이다.노승환

▶▶ <프리필> 바로가기 http://freefeel.org/wiki/Front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