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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 무엇인지 느끼고 싶다면, <사혼곡>

장르 어드벤처

배급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플랫폼 PS2

언어 한글 음성/ 한글자막

적을 능히 제압할 수단을 갖추는 순간, 호러 게임의 재미는 반감한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의 배경이 된 <바이오 해저드>만 봐도 그렇다. 컨트롤러를 쥔 손에 땀이 배는 것은 베레타 권총 하나와 탄창 한 클립, 그리고 나이프로 어두운 복도를 걷는 게임 초반의 이야기일 뿐 주인공의 손에 묵직한 샷건이 들리는 순간, 이 게임은 슈팅 액션으로 돌연변이해버린다. 엔딩에 이르기까지 두려움의 수렁에 게이머를 잡아두는, 그런 호러 게임은 없는 것일까?

얼마 전 국내 출시된 호러어드벤처 <사혼곡>의 좀비들은 이제까지 다른 영화 속에 등장했던 동료들처럼 굼뜨지 않고 영악하다. 게다가 완전히 죽는 법도 없다. 결국, 게이머가 해야 할 일은 ‘격퇴’가 아닌 ‘회피’. 이처럼 가능하다면 적에게 들키지 말아야 하는 <사혼곡>의 등장인물들에게는 ‘뷰 재킹’이라 불리는, 타인의 시선을 가로채 주변을 살필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이 부여된다. 게이머는 좀비의 눈으로 바라본 광경과 (아마도 일부러 그렇게 설계한 듯한) 불편한 지도 화면으로 지형을 파악한 뒤, 적의 시선이 잠시 다른 곳을 향하는 순간을 노려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손전등을 켜면 적에게 발각되기 쉽고, 불없이 이동하려면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좀비에 놀랄 각오를 해야 한다. 각각의 스테이지는 저마다 다른 클리어 조건을 가지고 있는데 그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지극히 제한된 시야와 도구만으로, 수없는 미션 실패 메시지를 참아내면서, 알고 보면 쉬운 클리어 방법을 더듬어가는 과정을 통하여, 게이머는 제대로 된 호러 게임과 어드벤처 게임의 경계선을 걷게 될 것이다.

뭔가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게이머라면, <사혼곡>의 세계에 도전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게임 화면 속의 불길한 어둠이 꿈속까지 따라오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사혼곡>의 분위기를 미리 익히고 싶다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forbidden-siren.com)를 방문하시길.노승환/ 게임마니아 bakerboy@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