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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에 대한 편견을 버리시라, <그레고리 호러 쇼>
권은주 2004-05-21

<그레고리 호러 쇼>

장르 어드벤처

배급 코코캡콤

플랫폼 PS2

언어 일본어 음성/ 한글자막

안개 짙은 숲속에서 길을 잃었던 주인공의 눈에 띈 것은 어딘지 모르게 수상한 미소를 띤 늙은 잿빛 생쥐, ‘그레고리’ 소유의 작은 호텔. 옆 침실의 좀비 고양이와 꿈속에 나타난 사신(死神)과의 대화를 통해 주인공은 자신이 미계의 세계인 그레고리 하우스에 들어섰음을, 그리고 이곳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다른 투숙객들의 영혼 12개를 빼앗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과연 그/그녀는 갖가지 방해를 물리치고 현실 속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제작된 <그레고리 호러 쇼>는 ‘말’ 속에서 단서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어드벤처 게임. 예를 들어 발빠른 분홍색 도마뱀 캐서린을 잡는 방법은, 자신이 버린 바나나 껍질에 그녀가 나뒹군 적이 있다는 꼬마 생쥐 제임스의 무용담에서 착안할 수 있다는 식이다. 그리고 이렇게 한 고개를 넘을 때마다 주인공에게는 영혼을 빼앗긴 숙박객들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여 그들을 피해야 하는 숙제가 더해진다. 붙들리는 날에는, 이 게임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호러 쇼’의 제물이 되므로. 그런데 숙박객마다 다르게 펼쳐지는 이 복수극이 상당히 코믹한지라, ‘독특한 취향’의 게이머라면 게임 오버가 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이를 즐기려 할지도 모르겠다.

마감에 맞추어 리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분위기 파악이 끝나는 순간 게임 디스크를 꺼낼 수 있는 자제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가끔은 워드프로세서 화면 위로 떠오른 게임장면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원고 완성이 한없이 늦춰지기도 하나니, <그레고리 호러 쇼>가 바로 그런 ‘문제의 게임이다’. ‘호러’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그레고리 하우스의 문을 노크하시라. 귀여운 육면체 캐릭터들의 엽기발랄 액션이 여러분의 밤을 즐거움으로 가득 채울 것이다.

노승환/ 게임마니아 bakerboy@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