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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과 퍼즐의 조화, 기막혀라, <스핑크스와 저주받은 미라>
박초로미 2004-06-11

장르 액션어드벤처

배급 THQ 코리아

플랫폼 PS2/Xbox

언어 한글자막

액션어드벤처 만들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적당한 게임 엔진에 비장미 풍기도록 그럴듯하게 지어낸 스토리를 얹고, 갈기머리 히어로나 늘씬한 히로인과 몬스터 한 무리를 그 속에 풀어놓으면 그만 아닌가. ‘쉽게’ 만든 게임이 시장에 넘쳐나기에, 이 장르의 신작을 대할 때에는 기대에 앞서 지루함이 먼저 찾아올 때조차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핑크스와 저주받은 미라>는 전혀 다른 개성의 두 캐릭터를 축으로 진행되는 액션어드벤처 게임이다. 첫 번째 캐릭터인 스핑크스는 전형적인 주인공. 암흑기의 도래를 막기 위해 나선 그는 용암 지대를 건너뛰고, 퀘스트를 통하여 업그레이드한 무기로 몬스터를 무찌른다. 반면에 두 번째 캐릭터인 미라는 더 이상 잃을 목숨이 없다는 특징을 활용하여, 조여오는 벽 사이로 걸어 들어가 오징어포가 된 뒤 좁은 틈을 통과하거나, 칼날에 몸을 던져 스스로를 몇 조각으로 나눈 뒤 여러 레버를 동시에 당기는 등 기발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을 맡는다. 하나의 결말을 향하여 매끄럽게 풀려가는 두 갈래의 이야기 속에 만만치 않는 난이도의 액션과 퍼즐이 오밀조밀 채워진 모습은, 이 게임이 상당히 깊은 고민과 오랜 준비를 거쳐 만들어졌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모든 대화가 텍스트로만 처리되고, 다소 불편한 화면 시점이 종종 억울한 추락사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유난히 아쉬운 것은, 아마도 게임 플레이, 그래픽, 사운드 등 게임의 나머지 부분이 워낙 훌륭하기 때문이리라.

그저그런 아동용 게임으로 오해받은 채 시장에서 외면받을지도 모르는 <스핑크스와 저주받은 미라>, 하지만 제대로 된 액션어드벤처를 원하는 게이머라면 이 두 친구와의 만남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감추어진 명작을 찾아내어 소개하는 것이 리뷰어의 책임 가운데 하나일진대, 본 필자, 이번주엔 맡은 바 역할을 제대로 했다.

노승환/ 게임마니아 bakerboy@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