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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의 나라에서 골프 한 게임? <팡야>

장르 스포츠

배급 한빛소프트

플랫폼 PC 온라인

언어 한글

솔직히 말하자면,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골프라는 기본 컨셉에, 필자는 엔트리브소프트의 <팡야>가 일본의 대표적인 PS2 타이틀인 <모두의 골프>를 베낀 표절작임이 분명하리라 미루어 짐작하고 플레이에 임했다. 아마도 일전에 만났던 게임업계 후배에게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모 온라인 RPG의 개발사가 배급사를 찾던 시절, 자신들은 <디아블로>의 분위기를 충실히 재현하도록 노력했다고, 그걸 자랑이라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까닭이리라.

사실적인 ‘손맛’을 위해 아날로그 컨트롤을 택하는 대부분의 골프 게임과는 달리 버튼을 세번만 누르면 샷이 이루어지고, 코스 지표면의 요철도 심하지 않기에, 초보자라도 부담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 <팡야>와 <모두의 골프>의 세계다. 그런데, 아이템의 영역으로 넘어가며 <팡야>는 <모두의 골프>와 다른 노선을 취한다. <모두의 골프>가 아이템의 효력을 게임 화면 장식 정도로 한정했던 데 비해 <팡야>는 신경안정제 등 스코어에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아이템을 등장시키고 있는 것. 다양한 아이템과 토마호크 샷을 비롯한 특수 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이들이 골프 자체의 재미를 망치지 않도록 그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팡야>가 제법 괜찮은 온라인 아케이드 골프 게임이 되기 위한 과제일 것이다.

캐주얼 골프로서 출사표를 던진 이상 <모두의 골프>와 얼마간 오버랩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 중요한 것은 제작사가 무게중심을 둔 것이 표절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교묘한 덧칠과 이 장르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작품의 창조 가운데 어느 쪽이냐는 것이다. 퍼팅 시스템 개발에만 1년을 투자했다는 제작 후일담과 일본시장에 대한 수출 계약이 체결되었다는 보도자료, 그리고 주말 내내 알록달록한 코스에서 라운딩한 느낌을 더하여 필자가 <팡야>에 대해 내리고 싶은 판정은 ‘청출어람 청어람’이다.

노승환/ 게임마니아 bakerboy@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