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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을 찾아서
2001-06-14

<이어도>

1977년, 감독 김기영 출연 김정철

<NHK BS2> 6월15일(금) 새벽 1시

케이블TV로 한국영화를 볼 때 조금 안타까운 점이 있다. 1990년대 이전의 한국영화 수작을 만나기 거의 힘들다는 것이다. 더 부끄러운 일은

<NHK> 위성방송으로 한국영화 고전을 만나게 되는 현실이다. <NHK> BS2 채널에선 김기영 감독의 영화 두편을 방영한다.

6월14일(목) 새벽 1시에 <파계>(1974)를, 그리고 6월15일(금) 새벽 1시에 <이어도>를 각기 만날 수 있다.

두편 모두 김기영 감독의 1970년대 대표작이라고 칭할 만한 영화다.

1970년대 김기영 감독은 주로 문예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유신시대 이후 그는 영화사에서 기획한 영화에 치중하면서 과거의 현실비판적이면서 염세적인

성향의 영화를 더이상 만들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김기영 감독의 문예영화는 여느 작품들과는 조금 달랐다. 원작과는 그다지 관계가 깊지 않은

작품이 많았다. <파계>는 입산수도의 길을 걷는 수도승이 정신적 번뇌를 안는 과정을 담고 있으며 <이어도>는 전설의 섬

이어도를 찾는 남자가 기이한 체험을 마주하는 줄거리다. 특히 <이어도>는 복잡한 구성이 매력적인 영화다. 과거와 현재가 줄곧 교차하는

이 영화에서 김기영 감독은 신비감이 넘치는 바다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두 작품 모두 정일성 촬영감독이 촬영했는데 그는 평소 김기영 감독에

대해 “가장 독창적인 감독”이라며 감탄을 표하곤 했다. <NHK>에서 방영하는 한국영화는 더빙없이, 자막으로 방영하며 자막번역 수준도

상당히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NHK> 일본어 홈페이지는 <이어도> 등에 대해 “마성의 미학을 추구했으며 한국영화계

기인으로 평가하는 김기영 감독의 수작”이라고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