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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이 운다> <달콤한 인생> <친절한 금자씨>의 배우 오달수
사진 이혜정김현정 2005-01-27

조만간 극장에서 봅시다

<올드보이>의 감금방 주인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오달수는 한동안 스크린에 나타나지 않았다. 연극 <남자충동> <해일>이 있었다 해도, 영화를 보는 관객으로서는, 아쉬울 법도 했다. 근황이 궁금해 찾아간 연극 <아트>의 무대. 그는 현대미술 한점을 사이에 두고 오래 묵은 감정을 폭발시키는 세 친구 중에서 대학교수 규태를 맡아 더블캐스팅된 권해효와는 또 다른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범죄자 이미지가 너무 뚜렷해서 규태가 어울려 보였는지 조금 걱정도 하던 오달수는 연극과 함께 막 촬영을 끝냈거나 촬영 중인 세편의 영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한동안 영화에서 만날 수 없었지만 올해는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어떤 영화들을 찍었는가.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와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은 촬영이 끝났고 지금은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를 찍고 있다. <주먹이 운다>에선 최민식의 그늘에 가려 은퇴해야 했던 복서다. 그 때문에 콤플렉스를 떨치지 못하는. <달콤한 인생>의 배역은 무기거래를 하는, 중간상인이라고 하면 될까. <친절한 금자씨>에선 <올드보이>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일 거다. 금자씨에게 제빵 기술을 가르치고 고용도 하는 빵집주인 장씨인데, 매우 여성적이다. (웃음) 대머리로 설정돼 있어서 요즘은 가발을 쓰고 무대에 오른다.

-팸플릿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지만, 대학교수 역을 맡은 건 의외라는 반응이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좀 급하게 부탁을 받았다. 연극판이 워낙 상부상조하는 곳이고, 작품도 좋아서 승낙했다. 연습기간이 3주밖에 없어서 크리스마스 하루 쉬고 줄곧 연습했다. 그래도… 아까 대사 씹지 않던가? (웃음) 대학교수라고는 해도 세련되게 연기하진 못하겠더라. 날카로운 면보다는 고지식하고 울컥 하는 성미를 부각하기로 했다. 함께 출연하는 이남희씨와 유연수씨는 지난번에도 <아트>에 출연했다. 내가 답답하기도 했겠지만, 예전부터 나를 귀여워해주고 도와주던 선배들이어서 이번에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트>의 세 친구들은 집요하게 말싸움을 한다. 남자들은 정말 그렇게 싸우나.

=절대 아니다. 한대 치든지, 묻어두었다가 나중에 말하든지, 그런다. <아트> 원작을 쓴 작가는 프랑스 여류작가인데 그쪽 사람들은 세월이 약이라는 말을 절대 이해 못할 것 같다.

-올해 가장 기대받고 있는 영화들 중 세편에 한꺼번에 출연했다. 바쁘면서도 즐거웠을 것 같다.

=감독들에게 고맙다. 고생하고 있는 배우들도 많은데 운이 좋았던 게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농담으로 같은 날 개봉하는 <주먹이 운다>와 <달콤한 인생> 중에서 어떤 영화가 흥행이 더 잘될 것 같냐고 물어보는데, 그러면 도망간다. (웃음) 올해도 연극하는 틈틈이 기회가 있으면 영화에 출연할 것 같다. 일단은 4월이나 5월쯤 셰익스피어의 <태풍>에 출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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