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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도덕 혹은 남자 이야기, <영 아담>
2005-01-28

‘아틀란틱 이브’란 이름의 바지선과 두 남자와 한 여자. 당연히 <라탈랑트>(1934)가 떠올려진다. 다르다면 운하에 떠내려온 한 여자의 시체인데, 그렇다고 <물속의 칼>(1962)처럼 숨막히는 공간과 세 사람 사이에서 한판 사건이 벌어지진 않는다. <영 아담>은 로맨스를 걷어낸, 그러니까 서늘하고 삭막한 버전의 <라탈랑트> 혹은 <강박관념>(1942)의 후예처럼 보인다. <영 아담>에 등장하는 남자들이 방랑의 삶을 살 동안 여자들은 중심을 부여잡는다. 권력을 쥔 여자- 배를 소유한 여자, 남편이 부재하는 그녀의 언니, 하숙집 여주인- 는 물론 착취당하다 죽는 여자조차 누군가 곁에 머물길 원하지만, 남자는 그녀들의 삶에 무관심하고 단지 자유를 원한다.

<영 아담>은 죄와 도덕에 관한 영화이면서 한편으론 변하지 않는 남자에 관한 영화이다. <뉴 이브>(1999)란 영화가 있었다. 하지만 영화 속 아담은 ‘그냥 젊은 남자’일 뿐 결코 ‘새로운 아담’이 되지 못한다. 비트세대의 작가 알렉산더 트로키가 쓴 노동자와 부랑자의 블루스인 <영 아담>엔 회색과 허무의 느낌만이 가득하다. DVD에 수록된 메이킹 필름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아웃사이더, 상실, 죄의식, 고립을 이야기하는 것도 다름 아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세 배우- 이완 맥그리거, 피터 뮬란, 틸다 스윈튼- 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토킹 헤드’보다 필립 글래스가 연상되는 데이비드 번의 영화음악도 좋다. 화질 편차가 간혹 있으나 전체적으로 평균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DV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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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ibu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