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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여성캐릭터 ‘쾌걸춘향’ 새롭고, ‘슬픈연가’ 비현실적

시민단체 드라마 여성캐릭터 분석 “현실적 사랑과 고민 담아야” 지적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의 진화는 어디까지인가?

미디어 비평 시민운동단체인 ‘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은 7일 이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주간 드라마의 캐릭터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쾌걸 춘향>(한국방송)과 <슬픈 연가>(문화방송), <세잎 클로버>(에스비에스) 등 최근 전파를 탔거나 타고 있는 지상파 방송 3사 주간 드라마의 비교 분석을 통해 여성 캐릭터의 공통점과 차별성을 짚어보고 있다.

일단 이들 모두 기존 트렌디 드라마의 착하고 이쁘기만 하던 여주인공의 전형성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경향을 띠고 있긴 하다. <쾌걸 춘향>의 춘향(한채영)은 더 이상 고분고분하지 않고, <세잎 클로버>의 진아(이효리)는 얼굴에 검은 기름칠을 한 공장 노동자다. <슬픈 연가>의 혜인(김희선) 또한 시각장애를 지닌 존재라는 점에서 익숙한 여주인공의 설정에선 한발 떨어져 있다.

그러나 공통점은 여기까지이고, 한발 더 들여다보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보고서는 고전 속의 인물을 현대에 되살려낸 춘향이 가장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는 반면, 다른 두 드라마의 여성 캐릭터는 겉모습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인기 캐릭터인 ‘캔디’, ‘신데렐라’를 답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춘향에 대해선 “다른 드라마와 비교할 때 현대 여성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묘사했으며, 가장 자기 계발적인 캐릭터로 등장했다”고 봤다. “고전인 춘향전의 이름을 그대로 쓰면서도 개성적인 성격을 부여해 새로운 캐릭터 창출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며 “남자들의 사랑을 수동적으로 바라기만 하던 예전 여성의 모습이 아닌 남성들 앞에서도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진아에 대해서는 “주인공의 캐릭터가 시대를 읽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괴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를 차용했지만, 초반 얼굴에 기름칠을 하고 불꽃 속에서 용접을 하는 몇 장면만으로 이런 인물의 특징을 살려내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런 캐릭터는 이후 사각관계와 출생의 비밀 같은 구태의연한 이야기에 가려져 버렸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가엾은 ‘신데렐라’ 캐릭터인 혜인은 너무나 비현실적인 캐릭터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동적이고, 순종적이면서 사랑만을 갈구하는 모습은 그동안 숱하게 보아왔던 청순가련형 여성 캐릭터의 답습일 뿐”이라는 것이다.

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은 “드라마 소재와 주제가 비슷비슷해진 상황에서 드라마의 성공은 인물들의 다양한 캐릭터에 따라 좌우된다”며 “여성들의 사랑과 고민을 함께 담아내는 현실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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