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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이 뻔한 SF, <포트리스2>
조종국 2000-03-14

미래SF영화에 등장하는 우주는 흔히 지구보다 훨씬 고도의 문명사회로 설정되곤 한다. 이 첨단의 우주공간은 처음엔 선망과 동경의 대상으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결국엔 감정이 배제된 삭막함이나 첨단기술문명의 비인간성을 에둘러 비판하는 것으로 영화를 끝맺는 것이 흔한 ‘공식’의 하나다. <포트리스2>도 이런 이야기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우주를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벗어나고 싶은 곳, 탈출해야만 하는 곳으로 설정한 것은 좀 달라 보이는 대목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92년에 만들어져 제법 관심을 끌었던 <포트리스>의 후속편이다. <포트리스2>는 전편 <포트리스>에서 미래사회의 인구억제정책을 따르지 않고 둘째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지하감옥에 갇혔다가 탈출한 존의 가족들과 이들을 추적하는 맨텔사 요원들의 숨가쁜 공방전으로 시작한다. 결국 존은 붙잡혀 갇히는데 <포트리스2>의 감옥은 우주에 있다. 이곳에서 문명의 이기와 첨단 과학기술 발달은 극단적인 위압과 횡포로 나타난다. 이에 맞서 존은 비록 자신의 몸에 통제 프로그램까지 내장된 상태이지만 우주감옥을 벗어나려는 의지를 거두지 않는다. 큰 결함없이 전개되는 탈출과정이 속도감 있는 액션과 무난하게 맞물리고, <매트릭스> <더 헌팅>을 만든 특수효과팀의 기술력도 SF 영화의 꼴을 그럴싸하게 갖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기발하지도 새롭지도 않다는 점은, 특히 ‘공식이 뻔한’ 이런 영화에서는 치명적인 흠이 될 수 있다. 미래사회의 폐해를 걱정하는데도 깊이와 울림이 얕아 보인다. 감독 조프 머피는 <네버 세이 다이> <프리잭> <영건> <언더시즈2> 등을 만든 뉴질랜드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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