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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에서 펼쳐지는 격렬한 액션, <스텔스>
박은영 2005-07-26

<탑건>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만났을 때.

이번엔 하늘이다. 갱스터 총격전을 곁들인 자동차 경주 영화 <분노의 질주>, 007 시리즈의 헤비메탈 버전이랄 수 있는 <트리플X> 등 터프하고 스피디한 액션으로 일관해온 롭 코언 감독이 이번엔 무대를 하늘로 잡았다. “영화감독이 되면서부터 하늘 위에서 펼쳐지는 격렬한 액션을 그려보고 싶었다”는 그는 이 영화 <스텔스>를 잡기 위해 <트리플X> 속편을 놓아버렸다. 인공지능 스텔스기와 최정예 파일럿들. 스피드 중독자인 그로선 거부하기 힘든 카드였다.

국제 테러를 막기 위해 비밀리에 개발된 전투기가 있다. 레이더망에 노출되지 않고 은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이 미래형 전폭기 ‘에디’에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장착돼 있어서, 정확한 정보 분석과 판단으로 독자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악천후 속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사라졌다 나타난 에디는 인간의 명령은 물론 필요한 정비도 거부하기 시작한다. 또 다른 스텔스 ‘텔론’ 편대의 최정예 파일럿 3인방(제이미 폭스, 조시 루카스, 제시카 비엘)은 통제 불가능한 괴물이 되어버린 에디를 막아 세워야 한다.

<스텔스>의 모양새는 현지 언론의 표현대로 “<탑건>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만났을 때”다. 우주선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인공지능 시스템 할과 인간의 명령과 손길을 거부하는 전폭기 에디는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를까. “할은 우주선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술수를 부렸지만, 에디는 자신의 몸체를 갖고 있고 움직일 수 있으며 스스로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롭 코언의 설명대로라면 머리뿐 아니라 몸을 무기로 갖고 있는 무인 전투기는 그리 먼 미래의 상상은 아니다. 최근 미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항공기가 마하 10의 속도로 시험 비행을 마친 사실이 드러나면서, <스텔스>의 스토리는 얼마간의 개연성을 얻었다.

5만 피트 상공에서 벌어지는 고공 액션을 실감나게 담아내려는 <스텔스> 제작진의 고민은 몇 가지 새로운 시도로 이어졌다. 지형 정보만 입력하면 어느 곳에서의 어떤 움직임이든 완벽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시스템 테르젠, 배나 비행기 같은 대형 세트를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장치를 업그레이드한 에어로 짐벌, <스파이더 맨>의 스파이더 캠을 응용 보강한 케이블 캠 등은 배우는 물론 관객에게도 실제 같은 비행 체험을 선사하려 고안한 장치들. 카자흐스탄, 알래스카, 뉴질랜드에 이르는 로케이션, 텔론과 에디 등 캐릭터별 특징을 살려 디자인된 스탤스기 등도 주요한 볼거리로 알려지고 있다(7월29일 전세계 개봉을 하루 앞선 28일 국내 개봉하는 <스텔스>는 마감 시점까지 시사회가 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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