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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Sorum
2001-07-20

소름 Sorum 2000년 한국 109분

감독 윤종찬 출연 장진영, 김명민

30년전의 비극적 사건을 품고 있는 504호에 어느날 30살의 택시기사 용현이 이사온다. 그의 눈에 비친 이웃들은 기괴한 느낌이다. 용현이 살던 504호에는 얼마전까지 아파트를 둘러싼 이야기를 쓰던 소설가 지망생 광태가 살았지만 의문의 화재로 사망했다. 늘 남편의 폭력에 멍투성이로 살아가는 여자 선영은 아슬아슬한 삶을 이어가고 죽은 애인인 광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소녀는 매일밤 악몽에 시달린다. 용현의 발걸음을 이곳으로 불러들인 실체는 무엇일까? 실사조명을 통해 드러나는 아파트의 극단적인 음영은 기형적인 사회의 알레고리이며 이 쓰러질듯한 아파트를 옭아매고 있는건 운명의 ‘링’이다. 그리고 되풀이되는 고리는 결국 30년전의 복수로 이어진다. 단순한 공간을 넘어 유기체처럼 묘사되는 미금아파트는 살아있는 송장처럼 퀴퀴한 호흡을 내쉰다. <소름>은 윤종찬 감독의 중편 <메멘토>에 캐릭터와 이야기의 뿌리를 두고 다른 단편에서 기억의 정서를 빨아들인다. 공포의 실체는 좀체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채 서서히 숨통을 조여오다가 전설이 현실과 겹치는 순간, 가위에 눌린듯한 기이한 경험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백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