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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걸작선>이 발굴한 영화, 영화인
2001-07-27

허장강을 아십니까?

<돈>

1958년, 감독 김소동 출연 김승호, 최은희

감독이자 직접 배우로 출연하기도 하는 김소동씨의 연기는 일품이다. 숏 등에서 프랑스 작가영화 느낌이 많이 난다. 이런 맥이 끊기지 않고 누군가에게 이어졌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아트영화의 계보가 형성되지 않았을까. 대사가 별로 없이 화면으로 이야기하는데, 그 구성이 탁월하다.

<어느 여배우의 고백>

1967년, 감독 김수용 출연 김진규, 남정임, 허장강

초반 40분은 장 뤽 고다르의 <경멸>이 떠오를 정도로 훌륭하다. 한계라면 나중에 신파로 빠진다는 것. 충무로에서 영화 만들기에 대한 영화다. 메이킹 필름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배우들이 모두 실명으로 출연한다. 김진규의 “제작자는 장사꾼이 아니라 예술가란 말이요!”라는 대사는 인상적이다. 당시 영화인들의 고민이 우리가 지금 하는 고민과 똑같다는 데서 묘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십년세도>

1964년, 감독 임권택 출연 신영균, 김동원, 전계현, 허장강

스케일, 구성, 촬영, 세트, 드라마.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 없이 잘 짜여져 있다. 역시 임권택 감독이다. 데뷔 3년째에 만든 영화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임권택 감독이 어느날 갑자기 뜬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영화.

<노다지>

1961년, 감독 정창화 출연 김승호, 조미령, 엄앵란

홍콩 수출영화 1호이고, 정진우, 임권택 감독이 조감독을 했던 영화이기도 하다. 4월혁명이 몰고온 자유와 해방의 기운이 그대로 반영된 영화. 돈에 눈먼 사람들 이야기인데, 멜로, 액션, 코미디, 웨스턴 등 호러 빼고 온갖 장르가 다 들어 있는 복합장르 영화다. 일본영화 같기도 하고, 할리우드영화 같기도 하고 하고, 베낀 듯 취합한 듯, 어설픈 듯 연결이 안 되는 듯하지만 신기하게도 그것이 이야기가 된다. ‘네 멋대로 만들어라’는 주문에 딱 맞는 영화.

배우 허장강

그야말로 <한국영화 걸작선> 팀이 되살린 배우. <김약국집 딸들> <어느 여배우의 고백> <공처가 삼대> 등 등장하는 영화마다 카리스마가 빛난다. 김홍준 감독이 “한국영화 한다는 사람으로서 창피하지만 허장강씨를 재발견했다. 세계 영화사를 통틀어 최고의 배우인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 옛날 여배우들도 매혹적이다. 김지미, 최지희, 전계현씨 등은 화면에 존재감이 살아 있다.

전통의상 이해윤

50년대 배우로 입문했다 의상으로 역할을 바꾸어 <단종애사>부터 <애니깽> <개벽> <서편제> 등까지 몇십년 동안 전통의상을 맡아왔다. “의상은 인물을 죽이면 안 되는데 요즘 사극 보면 사람이 옷을 입고 다니는 건지 옷이 사람을 입고 다니는 건지” 하고 한탄한다.

영화정보연구소 정종화

한국영화 야사에 관한 소중한 정보원이다. 그의 기억 속에는 개개 영화의 개봉날짜나 외화 번역제목은 물론이고, 62년 추석에 개봉한 영화 7편은 모두 사극이었다는 것 등 수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다. 옛날 한국영화 포스터 등 자료를 ‘무궁무진하게’ 소장하고 있다.

▶ <한국영화 걸작선>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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