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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나홀로 제작 시대 열렸나

아와즈 준 감독의 <혹성대괴수 네가돈>, 1인 애니메이션 제작의 가능성 증명

<혹성대괴수 네가돈> 포스터

신카이 마코토가 컴퓨터 앞에 앉아 혼자 만들어냈던 애니메이션 <별의 목소리>로 세상을 놀라게 한 지 3년, 일본에선 최근 또 하나의 ‘나 홀로 제작’ 애니메이션이 등장했다. 화제의 작품은 지난 11월 극장공개에 이어 12월15일 DVD로 발매되는 아와즈 준(31) 감독의 25분짜리 영화 <혹성대괴수 네가돈>. 눈길을 끄는 건 이 작품이 처음부터 끝까지 CG를 이용한, 특촬영화 냄새 물씬 풍기는 괴수영화라는 사실이다. 수공의 맛을 풍기는 게 매력인 특촬영화의 장기를 CG가 제대로 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내용은 단순하다. 도쿄에 화성으로부터 귀환 중이던 화물선이 추락하고 이 충격으로 눈을 뜬 괴수 네가돈은 파괴를 일삼는다. 10년 전 실험 중 사고로 딸을 잃은 로봇공학의 귄위자 나라사키 박사가 거대로봇 미크로 2호기에 타고 네가돈에 맞선다는 이야기. 영화의 배경이 ‘쇼와 100년’이라는 데서도 드러나듯, 아와즈 감독이 목표하는 영화의 컨셉은 명확하게 ‘21세기 기술로 만든 1960년대 특촬영화’다. 그는 “괴수영화가 제일 재미있었던 건 고질라 시리즈 중에서도 <3대 괴수 지구최대의 결전> 등이 만들어졌던 1960년대. 그 밑바닥엔 과학에의 동경과 미래에의 희망이 있었다. 그 당시의 맛을 살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괴수와 로봇 등의 디자인에도 특촬 특유의 느낌이 나도록 했으며 영상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필터를 사용해 최대한 옛날 필름에 가까운 맛을 냈다.

최근 일본에선 신카이 감독의 성공신화에 힘입어 나 홀로 제작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어났다. 업계 또한 이런 젊은이들이 대거 참가하는 각종 CG 콘테스트에 사원들을 보내 인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아와즈 감독은 대학 졸업 뒤 CG 제작업체에서 일하다가 자신의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2003년 회사를 그만뒀다. <혹성대괴수…>의 구상부터 완성까지는 2년 반이 걸렸다. 60년대 느낌의 포스터 또한 직접 만든 것이다. 여기엔 인터넷의 힘이 컸다. <혹성대괴수…>도 아와즈 감독이 인터넷에 공개한 예고편을 보고 한 회사가 출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DVD 시장이 크기 때문에 제작비 회수도 안정적인 편이다(신카이 감독의 25분짜리 <별의 목소리>의 경우, 2년 동안 일본 국내외를 합해 모두 13만장의 DVD가 팔렸다). 컴퓨터 성능의 향상과 인터넷의 확대 등에 힘입어, 이제 일본에선 1인 애니메이션 제작시대가 확실히 열린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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