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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프로포즈’의 동숭아트센터 영상사업팀 정유정 대리
오정연 2005-12-15

늦게라도 찾아주는 관객이 고맙다

여섯 번째 ‘마지막 프로포즈’가 오는 12월16일부터 진행된다. 올해 개봉작 중 충분한 관객을 만나지 못했던 영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 2000년 말, 하이퍼텍 나다가 처음으로 프러포즈를 청해왔을 때만 해도 ‘뭐 이런 낯 간지러운 이름의 영화제가!’ 했던 것도 같다. 그러나 작지만 소중한 영화를 극장에서 챙겨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요즘, 어느 때보다 반가운 손님이다. 지난 4년 동안 ‘마지막 프로포즈’를 준비했던 동숭아트센터 영상사업팀 정유정 대리를 만났다.

-‘마지막 프로포즈’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하이퍼텍 나다가 2000년 8월 개관할 때부터 앙코르 상영 같은 개념의 영화제를 생각했다고 들었다. 첫해에는 2000년 한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90년대 나를 찾아와 흥분시킨 영화를 다시 보기’라는 부제가 있었고, <록키 호러 픽처쇼> <트레인스포팅> <피아노>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러브레터> 등을 상영했다. 당시에는 관객 입장에서 <트레인스포팅>을 봤다. 보기 힘든 영화를 비디오로는 기를 쓰고 찾아보면서, 정작 개봉 때는 못 챙겼던 영화들을 극장에서 다시 본다는 경험 자체가 기억에 남고, 함께 관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있었다.

-그간 어떤 성과를 거뒀나.

=나다가 준비하는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이 사랑받는 것은 감독 회고전이지만, 여러 곳에서 다양한 감독의 회고전을 기획하면서 관객 수가 점점 줄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프로포즈’는 일반 관객에게도 많이 어필하는 것 같다. 관객 수 면에서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매년 12월20일 전후에 시작해서 한달여 동안 개최하는데, 매년 관객이 1만명은 넘는다. 147석 규모 극장에서 그 정도면 상당히 잘된 편이다. 나다 개봉작 중 최고 히트작 수준이었던 <영매: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가 1만7천명이 들었으니까. 이제는 극장 매표소에서 어떤 영화를 상영해달라고 요청하는 관객도 생겼다. 나다 회원들은 영화제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좋은 영화는 연말에 모아서 보겠다는 분도 있다.

-관객이 제때 영화를 챙겨보지 않는 것이 서운하지 않나.

=많이 서운하다. (웃음) 하지만 요즘처럼 작은 영화의 개봉관 수가 적고, 개봉기간도 짧은 경우에는 그러기가 힘든 걸 안다. 뒤늦게라도 영화를 봐주시면 작은 수입사에도 부가적인 이윤이 되니까 나쁘지 않다. <질투는 나의 힘>처럼 개봉 때 눈에 안 띄었던 한국영화가 ‘마지막 프로포즈’를 통해 좋은 반응을 얻는 경우도 많았다.

-상영작은 어떻게 결정하나.

=11월 말이면 올해 개봉작 리스트를 보면서 후보를 뽑는다. 평소 관객의 희망작품도 참고하고. 편수 제한은 없다. 지난해부터 아트플러스 체인 중 광주극장에서도 약간의 시차를 두고 이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 상영작 중 개인적인 기대작은, 너무 보고 싶었는데 못 봤던 <사이드웨이>다.

-조금은 큰 규모의 영화를 배급, 개봉하고 싶을 때는 없나.

=<태풍> 같은 영화는 아니어도 나름대로 배급 규모가 큰 영화도 수입해서 개봉해봤고. 다양한 영화를 수입해서 다양한 방식의 프로그램을 시도할 수 있으니까. 관객이 안 들어서 그렇지(웃음), 재밌는 경험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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