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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리오 메뎀의 사랑에 관한 훈수, <루시아>
ibuti 2005-12-16

부록으로 수록된 제작 뒷이야기

누군가와 헤어진 뒤에도 느낌과 냄새와 기억은 쉬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때마침 미련이 찾아오면 괴로움은 시작된다. <루시아>는 자신의 성생활을 글로 옮기던 작가의 이야기다. 루시아와 동거 중인 그는 우연히 만난 벨렌과의 관계를 통해 과거의 여인 엘레나를 기억하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뒤엉킨 관계 속에 비극으로 치닫던 남자는 과거가 머릿속에 자리한 악마였음을 아는 순간 제자리로 돌아온다. 사람들은 종종 지나간 시간에 사로잡혀 현재 자기 앞에 서 있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루시아> 남자도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온 뒤에야 그것을 깨닫는다. 한 남자의 성적 판타지처럼 보이던 영화의 제목에 굳이 ‘루시아’가 박혀 있는 건 현재의 소중함에 영화의 방점을 찍고 싶은 감독의 뜻이 아니었을까 싶다. <루시아>로 훌리오 메뎀이 뒤늦게 소개되는 게 다소 뜬금없긴 하지만, 기억과 현실과 환상을 뒤섞던 그의 작품세계의 현재형으로 봐도 큰 무리는 없겠다.

영화의 눈부신 이미지가 인상적이었다면 DVD의 영상을 기대해도 좋다. 지중해에 위치한 섬의 청록색과 에메랄드빛 바다 장면이 뛰어나게 재현돼 낙원처럼 느껴질 정도다. 부록으로는 제작 뒷이야기(25분)와 인터뷰(15분)가 볼 만하다. 캐릭터와 주제 등에 대한 언급을 들을 수 있는데, 메뎀은 전작 <북극의 연인들>과 그 뒷이야기격인 <루시아>의 몇몇 노출 장면을 염두에 둔 듯 표현과 재미와 이야기 흐름의 삼박자에 맞춰 섹스를 다뤘노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제작현장을 배경으로 영화음악을 들려주는 부록도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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