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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햅스 러브> 홍콩 프리미어 [2] - 배우 인터뷰
문석 2005-12-22

“개인적인 사랑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

금성무 인터뷰

-지엔은 감정기복이 큰 역할인데, 어떻게 이해하고 연기했나. =지엔은 10년간 한 사람을 사랑하고 미워한다. 그는 손나를 너무 미워해서 포기하지 못한다. 아마 누구나 그런 경험은 있을 것이다. 10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랑하다 미워해서 포기하지 못한 적 말이다. 나도 그런 감정의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것을 참고했다. 촬영 중에는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주신의 연기도 도움이 됐다.

-지진희와 함께 연기한 소감은 어떤가. =각 나라마다, 배우마다 감정표현하는 방법이나 연기법이 다르다. 중국만도 워낙 크다보니까 지역별로 연기하는 방법이 다르다. 그러나 감정을 소유하는 방식은 공통적이라고 느꼈다. 지진희와는 2∼3장면을 같이했을 뿐이라 대화를 별로 못했다. 하지만 옆에서 봤을 때 중국어를 모르는 배우가 중국어로 연기하는 것이 매우 힘든 작업일 텐데, 거기에 춤과 노래까지 다 완성해야 했으니 대단하다.

-영화 안에서 왜 춤을 안 췄나. =내가 춤을 굉장히 못 추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는 장학우도 안 췄는데…. (웃음) 내 생각에 이 캐릭터는 내성적이며 감정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스타일이여서 굳이 격렬한 춤을 통해 감정표현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진가신: 장학우의 동작은 춤이라기보다는 걸음이다. 장학우는 처음에는 춤을 추고 싶어했는데 내가 말렸다. 반면 가장 춤추기 싫어한 사람은 지진희인데, 내가 너무 원해서 춤을 시켰다.)

-원래 가수 출신인데, 오랜만에 노래와 연기를 동시에 할 수 있어서 좋았겠다. =오랫동안 음악활동을 못해서 섭섭했는데 기분이 좋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대사로 표현하기 힘든 것을 노래로 하기 때문에 훨씬 좋았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이 마음에 드나. =만족한다. 단순하게 그녀를 떠난다는 결말이 아니라 10년간 사랑을 붙잡고 매달리고 있었는데, 결국 정말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도 사랑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일종의 해탈이랄까. 사랑의 구속에서 해방되는 감정이라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이야기에 끌리는 영화를 찍는다”

주신 인터뷰

-그동안 <수쥬> <북경자전거> 등 중국 본토에서 소규모 작가영화에 많이 출연했는데, 다른 점이 있었나. =이번 영화에 출연하게 된 것은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작품을 찍기 전 진가신 감독과 다른 영화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퍼햅스 러브> 이야기가 나왔다. 한번 출연해보지 않겠냐고 해서 들어보고 참여하게 됐다. 주로 저예산 예술영화에 나왔는데 이런 영화들과 비교할 때, <퍼햅스 러브> 같은 대작은 일을 진행하는 순서나 조정이 순조로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연기하는 방식 자체는 별반 다르지 않다. 그리고 저예산 예술영화의 장점이 있다면 다른 스탭이나 배우들과의 교류 및 소통이 편하고 자유롭다는 것이다.

-지진희와 함께 연기한 소감은 어떤가. =영화를 찍으면서 몬티의 성격과 실제 지진희 성격이 같다고 느꼈다. 시사회에서도 지진희의 장면마다 몬티처럼 편안함을 느꼈다. 직접 커뮤니케이션은 안 되지만 의사소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겠더라. 그와의 작업을 통해 언어가 다르고 표현법이 다르지만 연기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배웠다.

-이제 이런 대작에 출연하는 배우가 됐다. 앞으로 저예산영화 작업도 계속할 것인가. =여태껏 영화를 하면서 저예산 예술영화다 대작이다, 이렇게 구분해서 찍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항상 시나리오, 그러니까 스토리가 매력적이냐 아니냐로 판단해왔다. 또 내 성격이 자유분방해서 특정 스타일의 영화만 찍겠다고 고집한 적도 없다. 이번 영화도 스토리가 매력적이어서 출연한 것이지 대규모 영화라서 출연한 건 아니다.

-그동안 다양한 스타일의 영화에 나왔는데 개인적으로는 어떤 영화를 좋아하나.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인물심리가 복잡한 것이다. <퍼햅스 러브>도 그렇다. 우선 내가 배우인데, 주인공도 배우다. 또 3자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손나는 젊은 시절 다들 그렇듯 아름답고 낭만적인 사랑을 하고 싶은데, 실제로는 삶에 찌들려 많은 것을 포기하고 고생만 하다가 성공을 좇아 산다. 나중에는 과거까지 부정하게 되는데 다행히 몬티를 만나 자신의 불행한 과거를 현실로 받아들인다. 그 인물이 갖고 있는 복잡한 면이 마음에 들었다.

“춤을 잘 추지 않아도 되서 다행이었다”

지진희 인터뷰

-몬티가 사랑을 바라보는 방식은 어떤 것인가. =몬티는 천사이고 마음만 먹으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연결시킬 능력도 되는데, 이들의 감성과 느낌과 사랑을 그대로 존중해서 그대로 보고만 있는다. 선택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몬티에게 관계가 이뤄지는 것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주인공들은 그 기억을 잊으려 하지만 그것을 잊지 말라고 무언으로 충고하는 역할이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오정완 영화사 봄 대표로부터 진가신 감독이 출연 제의를 했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인연을 믿는 편인데, 진가신 감독이 내게 왔다는 것만으로도 큰 인연이라고 느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춤과 노래에다 중국어 대사까지 해야 한다고 하더라. 인연은 인연인데 악연인가보다 해서 거절했다. (웃음) 대작이고 엄청난 스탭들이 참여하는데 어설픈 춤, 노래, 중국어로 영화를 망치면 어떻게 하나 해서 아쉽지만 안 되겠다고 했다. 그런데 내 역할이 천사이고 춤, 노래, 중국어 모두 적절히 조율이 가능하다고 들어서 다시 마음을 바꿨다. 막상 와보니까 일주일만 준비해서 바로 촬영에 들어가는 상황이었고, 그 사이에 모두 익혀야 했다. 재밌었던 점은 정말 댄서처럼 잘 추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고, 그냥 현장에 나와서 사람들과 놀면서 즐겁게 지냈다. 그리고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되지 않기를 바랐지만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열심히 연기에 임했고 개인적으로 결과에 만족한다.

-홍콩에서 영화를 찍는 것은 어땠나. =시스템이 많이 다르지만 연기하는 것은 똑같다. 각자 스타일이 다르지만 모인 이유는 영화를 만들자는 한 가지였다. 이 영화를 하면서 부러웠던 점은 조감독이 감독을 하던 사람들이라서 감독이 의견을 내면 합리적으로 의논을 하는 수평적 구조였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끌고 가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점이 편했다.

-몬티 캐릭터에 어떻게 임했나. =내 출연분량이 가장 많은 대목이 오프닝인데, 그 장면은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정말로 노래와 춤을 잘한다면 개인 콘서트 같은 느낌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만약 그렇다면 영화를 망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배역을 맡을 때마다 생각하는 일은 절대로 튀지 말자는 것이다. 배우들이 튀어서 망치는 영화를 너무 많이 봤다.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가 아니라 배우를 보고 감동받게 하는 그런 배우가 되지 말아야겠다고…. 사실 노래를 잘 부르고 싶었고 춤도 잘 추고 싶었는데, 그것으로 영화를 망치고 싶진 않았다. 이전에 몬티 역으로 캐스팅됐던 게 유덕화였는데, 노래와 춤을 워낙 잘해서 진가신 감독도 개인 콘서트가 될 것을 조금 걱정했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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