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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사운드 오브 뮤직>
ibuti 2005-12-23

알프스 초원의 선율과 감동은 영원하리니

할리우드 고전기의 장르 중 화려하고 거대한 시네마스코프 시대에도 생명력을 잃지 않은 건 뮤지컬이다. <오클라호마> <왕과 나> <지지> <남태평양> <메리 포핀스> <마이 페어 레이디> 등은 엄청난 상업적 성공은 물론 아카데미 무대를 휩쓸었다. <시민 케인>과 <위대한 앰버슨가>를 편집했으며, 감독으로서 호러, 누아르, SF, 드라마 장르의 매혹적인 작품을 만들던 로버트 와이즈도 1960년대에 이르러 두편의 뮤지컬을 연출한다. 살아남은 장인인 와이즈에게 뮤지컬은 필연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의 팬들은 1950년 전후의 작품을 더 사랑할지 모르지만,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수상과 함께 경이적인 흥행을 기록한 <사운드 오브 뮤직>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분명 와이즈 경력의 정점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미국 개봉 40주년을 맞아 DVD가 새로 출시됐다. DVD는 줄리 앤드루스의 소개로 시작하는데, 그녀는 이 영화가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를 ‘가족영화, 주제, 풍경, 제작기술, 음악과 가사’ 등에서 찾는다. 공감하는 바다. 다시 본 <사운드 오브 뮤직>은 명백한 고전이다. 필름과 디지털 비디오 복원을 거친 영상과 소리를 담은 DVD가 만족스러운 건 말할 필요도 없으며, 기존 판에 수록됐던 감독 음성해설을 제외한 모든 부록 또한 새로 제작해놓았다. 음악만을 배경으로 음성해설을 진행한 와이즈는 영화의 뒷배경부터 기술적인 면, 후일담까지 너무나 상세하게 기억하고 설명하는데, 그러면서도 요즘 감독들처럼 자기 영화를 평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올해 9월에 세상을 떠난 그의 모습을 부록에서 많이 찾을 수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배우들과 안무가, 폰 트랩 가의 생존자 등이 참여한 음성해설은 주로 에피소드 위주로 진행된다.

두 번째 디스크의 부록은 출연진 등의 회상(63분), 앤드루스와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대화(19분), 촬영지 탐방(22분), 아역배우들의 재회(33분), 40주년 기념행사(12분), 폰 트랩 가문 다큐멘터리(45분), 복원 비교(3분), 스크린 테스트, 스틸 갤러리 등 풍부하기 그지없다. 부록을 통해 원작 독일영화, 실존인물인 마리아와 폰 트랩 가문의 영광과 비극, 중년이 된 아역배우들의 수다와 웃음, 미아 패로가 장녀 역 오디션에 응했던 사실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음은 물론 덤으로 잘츠부르크의 명소를 공짜로 여행할 수 있으니 영화만큼 흥겹다.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게 별도 영어자막을 수록한 점도 영화에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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