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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할리우드 빅 프로젝트 [2]
김혜리 박혜명 이다혜 2006-01-11

중국에서의 불가능한 임무

<미션 임파서블 3> Mission: Impossible III

감독 J.J.에이브럼스 출연 톰 크루즈, 빙 레임스 수입·배급 UIP코리아 개봉예정 5월5일

주연배우 겸 제작자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이 매 시리즈 다른 연출자를 만나 각각 다른 스타일의 영화로 만들어지길 바랐다고 한다. 브라이언 드 팔마―데이비드 코엡의 1편, 오우삼―로버트 타우니의 2편에 이어 3편은 J.J. 에이브럼스가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았다. <알리아스> <로스트> 등 인기 TV 시리즈물의 작가이자 이야기꾼인 에이브럼스는 <알리아스>의 공동작가 2명과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3편에 관해서는 간단한 시놉 한줄도 알려지지 않았다(2006년이면 1편 개봉으로부터 10년이 흐른 셈인데, 주인공 에단 헌트가 그만큼 늙었다는 설정도 없는 듯하다). 지난 7월12일 이탈리아에서 크랭크인해 11월29일 중국 상하이에서 크랭크업한 3편의 주무대는 중국. 제작진은 근대화된 중국과 예스러운 중국을 대조적으로 펼쳐놓을 것이며 아시아, 유럽, 미국 등지를 돌며 촬영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작비는 시리즈 중 최대로 1억5천만달러를 써서, 셰리 랜싱의 후임인 파라마운트 사장 브래드 그레이가 꽤 불안할 거라고 <뉴욕타임스>는 촌평하기도 했다. 톰 크루즈, 빙 레임스 외에 새로운 캐스팅 리스트는 꽤 알차다. 영웅 곁의 미녀 미셸 모나한을 비롯해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조너선 라이스 메이어스, 빌리 크루덥, 로렌스 피시번 등 연기력과 개성이 돋보이는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GOOD: 에이브럼스가 (극히 부분적이지만) 연출에도 관여한 TV 시리즈 <알리아스>는 섬세하고 매력적인 SF물. BAD: 그렇다고 하더라도 에이브럼스의 연출력이 제대로 검증된 적은 없다.

샤말란의 동화는 어떤 모습일까

<레이디 인 더 워터> Lady in the water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폴 지아매티,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개봉예정 8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복화술사 내지 눈속임에 능한 마술사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돌아보건대 그의 영화는 죄다 극진한 러브스토리였다. <식스 센스>와 <언브레이커블>의 브루스 윌리스가, <싸인>의 멜 깁슨이 지독히 아내를 사랑했고 <빌리지>의 인물들은 괴물보다 사랑 때문에 피흘렸다. 샤말란의 영화답게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레이디 인 더 워터>는 공개된 희미한 밑그림으로 보면 그 어느 때보다 로맨틱한 샤말란의 작품이다. 건물 관리인(폴 지아매티)이 아파트 수영장에서 헤엄치던 정체불명의 여자(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를 위험에서 구해낸다. 남자와 그의 이웃들은 여자가 동화 속에 나오는 바다의 요정이며 이 세계에서 그녀의 세계로 돌아가려하는 중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 역시 동화 속의 인물임을 깨닫는다. 시간이 갈수록 남자는 그녀를 더욱 사랑하게 되고, 요정의 귀향을 훼방놓는 괴물들로부터 그녀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1980∼90년대 앰블린 엔터테인먼트의 <어메이징 스토리>류 영화도 떠오르지만 그렇게 치면 전작들도 마찬가지다. 한쪽 반신이 반대쪽보다 10cm씩 큰 캐릭터가 출연한다는 흥미로운 루머도 있다. 어쨌거나 샤말란 감독이 자녀들에게 읽어주기 위해 직접 쓴 동화가 원안이라고. 촬영지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펜실베이니아주다.

GOOD: <빌리지>의 보석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와 재회한다. BAD: 오컬트 판 <스플래쉬>로 그친다면? 알고 보니 이 세계가 수영장이었다면?

테렌스 맬릭이 그리는 포카혼타스

<뉴 월드> New World

감독 테렌스 맬릭 출연 콜린 파렐, 코리앙카 킬처, 크리스천 베일 수입·배급 쇼이스트 개봉예정 2006년 상반기

하워드 휴스를 무색게 하는 은둔자이자 과작의 거장인 테렌스 맬릭이 <씬 레드 라인>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영화는 (놀랍게도) 1995년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동일한 소재, 포카혼타스의 전설을 다룬다. 그러나 맬릭이 <뉴 월드>의 초고를 쓴 것은 1970년대. 베트남의 신음과 아메리카 원주민 인권운동의 함성이 그의 서재 밖에 울려퍼지고 있었을 무렵이다.

1607년 황금을 탐하며 아메리카에 상륙한 영국인 중에는, 다른 질서의 세계를 몽상하는 남자 존 스미스(콜린 파렐)가 있었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간 그는 포와탄족의 포로가 되지만 추장의 딸 포카혼타스(코리앙카 킬처)의 청으로 목숨을 건진다. 둘은 상대의 언어를 배우며 사랑에 휘말린다. 존 스미스가 항구로 돌아온 뒤 우여곡절 끝에 포와탄족은 습격을 결행하고 포카혼타스는 스미스를 살리려 이를 누설했다가 아버지에게 추방당한다. 다른 부족의 손에 의해 인질로 팔려간 그녀는 백인들과의 생활에 적응한다. 본국으로 소환된 스미스가 죽은 줄 안 그녀는 담배 농장주 존 롤프(크리스천 베일)의 진심어린 구혼에 응해 아들을 낳는다. 세월이 흐른 뒤 스미스의 생존을 안 롤프는 아내와 함께 영국으로 향한다.

내면 독백의 활용으로 이미지를 해방시키는 맬릭 특유의 무성영화적 아름다움은 여전하다는 소식. 포카혼타스와 스미스가 말없이 사랑을 받아들이는 과정, 이질적인 두 세계가 서로에게 매혹되고 위협받는 광경을 그린 몽타주가 특히 절창이라는 평이다. 14살의 신인 코리앙카 킬처를 포착한 에마뉘엘 루베츠키의 카메라는 모델을 바라보는 패션 사진가의 그것을 능가한다는 찬탄이 나오고 있다. 다소 흥분된 리뷰를 내놓은 <뉴욕타임스>는 <뉴 월드>가 “맬릭 영화의 연속이자 정점”이라고 평했고 <가디언>은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페이지가 영화로 옮겨진 듯하다는 묘사를 서슴지 않았다. 모든 희소식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영화를 본다”는 표현의 가난함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뉴욕과 LA에서 개봉된 <뉴월드>의 길이는 2시간29분이나 전미 개봉버전은 20분이 단축될 것으로 알려졌다.

GOOD: 테렌스 맬릭은 살아 있는 감독 중 가장 아름다운 영화를 만드는 작가의 한 사람이다. 그는 33년 동안 단 4편을 만들었다. 그는 63살이다. 결론은? 놓치고 후회 말자. BAD: 당신은 이것이 영화가 아니라 철학, 시, 음악에 가깝다고 불평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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