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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음악감독 가와이 겐지
오정연 2006-01-19

장르보다 영화의 느낌이 중요하다

오시이 마모루의 동지(<아바론> <공각기동대> <이노센스>)이자 나카다 히데오의 협력자(<링> <검은 물 밑에서>)인 영화음악가 가와이 겐지. 히사이시 조와 함께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일본영화 음악가로 알려진 그가, 최근에는 일본이 아닌 다른 아시아 국가의 영화를 통해 우리의 귀를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개봉했던 <남극일기>와 <칠검>에 이어 <야수>의 음악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각종 합작 프로젝트를 비롯해서 아시아 각국의 스탭과 배우의 교류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는 요즘의 추세라면, 앞으로 우리는 더욱 자주 그의 이름을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스릴러와 무협, 누아르, 공포, SF 등 묵직한 장르를 종횡무진해왔던 그에게 서면인터뷰를 청했다.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감독이 그 영화에서 표현하고 싶은 그 무엇. 그걸 파악한 뒤에 내가 그 영화를 보고 느끼는 것을 비롯한 아이디어를 말한다. 그렇게 감독과 회의를 하면서 전체적인 음악의 방향을 정한다. 그리고 영화가 가지는 템포감과 현실감, 배우의 연기에 따라서도 약간씩 변한다.

-주로 장중하고 규모가 느껴지는 음악을 해왔다. 아기자기한 멜로나 코미디 장르에는 흥미가 없는 건가. =단지 그런 섭외가 많지 않았던 것뿐이다. 실제로 그런 장르의 애니메이션이 몇몇 있었다. 멜로나 코미디 작품도 좋아해서 기회만 있으면 하고 싶다. 특히 코미디. 다들 내 이미지가 코미디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아직 섭외를 받아본 적이 없다.

-일본영화와 한국영화의 음악 차이는 무엇일까. =음, 창피한 말이지만 평소 영화를 많이 안 보는 편이다. 제대로 대답하긴 그렇지만, 한국영화 음악은 일본영화 음악보다 멜로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 같다.

-<야수>의 경우 누아르라는 장르적 특징을 살리기 위해 어떤 시도를 했나. =장르를 특별히 생각하지 않았다. 악당 유강진의 테마를 만들 땐 일반적이고 멋진 갱이나 야쿠자영화 느낌을 내고 싶지 않았다. 가끔은 갱의 테마가 그에 대한 미움이나 증오가 가벼워질 우려가 있다.

-다른 나라 감독과 작업을 할 때 의사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역시 방법은 영어인데, 나는 영어가 익숙지 않아 통역의 도움을 많이 빌린다. 특히 미팅 때는 미묘한 표현의 차이까지 얘기해야 하니까 언어적인 오해가 제일 걱정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음악이라는 게 말은 필요없으니까 데모를 작업하고 들려주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또 함께 술을 마시는 것도 좋다. 나라, 언어, 문화까지 다르니 아무리 얘기를 많이 해도 긴장할 수밖에 없잖나. 같이 맛있는 걸 먹고 맛있는 술을 마시면서 영화 말고도 즐거운 얘기를 많이 할 수 있다. 같은 영화를 작업할 때는 이런 자리가 중요한 것 같다. 하지만 너무 많이 마셔 취하게 되는 경우 역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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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올댓시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