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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의 100년 역사의 힘, <영화소년 샤오핑>
ibuti 2006-01-20

<중국영화사>를 뒤져봤다. 중국인이 만든 최초의 독자적인 영화는 <딩쥔산>이라고 나와 있었다. 그게 1905년이었으니 중국영화의 역사는 지난해로 100년을 맞이한 셈이다. <영화소년 샤오핑>은 이를 기념해 제작된 영화다. 그래서 겉으로 소박하게 보이는 영화는 기실 중국의 근·현대사와 중국영화를 나란히 그리기에 바쁘다. 초기 무성영화와 스타들이 보여지는 곁으로 그런 존재들이 탄압받던 문화혁명 시기부터 TV 도입과 근대화에 따라 영화를 본다는 것의 의미가 바뀌는 시절까지 다루려니 영화의 발걸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영화에 빠져 살던 소년이 소녀를 만나고, 작은 극장으로 꾸며진 소녀의 방에서 일기를 훔쳐본 소년은 그녀의 옛 추억 속 개구쟁이 소년을 발견한다. 이어 두 소년이 과연 어떤 관계이며, 왜 소녀는 소리를 잃게 되었는지를 영화는 하나씩 들려준다. 과거의 아련한 향수를 빌려 영화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영화소년 샤오핑>은 영락없는 중국판 <시네마 천국>이다. 경제적·이념적으로 힘겨웠을 시간조차 미화된 <영화소년 샤오핑>에서 현실감을 느끼기란 좀체 힘들다. “같은 공간과 시간에 영화를 본다는 것은 같이 꿈꾸고 숨쉬게 하는 것이다”라는 대사가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중국에 사는 선배는 영화 보기가 힘든 곳이라고 푸념하곤 한다. 그러니 <영화소년 샤오핑>의 만들어진 추억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DVD의 화질은 아름다운 시골 풍경을 느끼기에 충분하며, 부록으로는 예고편과 제작현장을 담은 포토갤러리(사진)가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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