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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할 수 없는 또 한명의 루저, <치킨 리틀>

깜찍한 2등신 몸매의 소유자 치킨 리틀은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무언가에게 머리를 강타당한다. 그는 이것이 하늘이 무너지고 있는 증거라고 믿고 호들갑 떨다가 근거없는 사건으로 밝혀져 마을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믿었던 아버지마저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자 그는 야구부에 지원해 명예회복을 꿈꾼다. 아버지에게 “저도 야구할래요” 했다가 “꿈을 너무 높게 잡지 말라”는 충고(?)를 들어야 했던 불쌍한 치킨 리틀. 하지만 그는 결국 안타를 날려 주변의 환호를 얻는다. 이제 과거의 수모에서 벗어났다고 위안하던 찰나, 하늘로부터 그의 방 안으로 뭔가가 날아든다. 앗, 이번엔 진짜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일까?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감의 샘물, 동화

픽사와 결별한 디즈니가 독자적인 기술력을 이용해 만든 첫 번째 3D애니메이션으로 <치킨 리틀>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치킨 리틀>이 아이들에게 친숙한 전래동화에서 변형됐기 때문이다. 1700년대 잉글랜드 지방의 시골 마을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래동화 <치킨 리틀>은 거짓과 과장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일깨우는 교훈적인 내용이다.

패러디

간간이 등장하는 패러디와 올드팝은 아이들과 함께 (어쩔 수 없이) 극장을 찾은 어른들을 즐겁게 해준다. <레이더스>로 출발한 <치킨 리틀>의 패러디 열전은 <싸인> <킹콩> 등을 거쳐 막판에는 아주 노골적으로 <우주전쟁>을 묘사한다. <우주전쟁>과 R. E. M의 <It’s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이 맞물리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저절로 터져나온다.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시계라든가, <인크레더블>의 슈퍼 히어로를 연상케 하는 장면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미워할 수 없는 또 한명의 루저, 치킨 리틀

치킨 리틀은 ‘도토리 사건’ 이후 사람들로부터 심한 놀림을 받는다. 나름 소심한 그는 이것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싫어 새로운 일을 도모하지만 번번이 실수만 한다. 거기다 몸집은 또 왜 이리 왜소한지(치킨 리틀의 원래 성은 암컷이었는데, 보통 여자들이 몸집이 작은 것에 콤플렉스를 느끼지 않아 수컷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불의를 보면 불끈하는, 넘어지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그는 너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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