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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 게임
2001-08-14

■ STORY 상원의원의 딸 메건 로즈(미카 부렘)가 학교 인터넷교사 게리 손지(마이클 윈콧)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이 보도된 지 얼마 안 있어 범죄심리학의 권위자인 워싱턴D.C 경찰국의 알렉스 크로스 박사(모건 프리먼)에게 범인 게리 손지(마이클 윈콧)의 전화가 걸려온다. 손지에게 크로스 박사는 자신의 범죄심리를 이해받고 함께 게임을 벌이기에 적절한 인물. 크로스 박사는 로즈의 학교 경호담당관이던 제시 플래니건(모니카 포터)을 파트너 삼아 수사를 시작한다. 그러나 물질적 이득이 아니라 공명심에 목적을 둔 범인이 다이아몬드를 요구해오자, 크로스 박사는 손지가 아닌 제3자가 이 사건에 개입해 있음을 뒤늦게 눈치챈다.

■ Review

<키스 더 걸>에 이어 제임스 패터슨의 범죄스릴러소설 ‘알렉스 크로스’ 시리즈를 영화화한 작품. 모건 프리먼이 <키스 더 걸>에 이어 이 작품에서도 통찰력 있는 경찰 크로스 박사로 나온다. ‘거미 한 마리가 따라왔다’는 뜻의 원제에서도 알 수 있듯, <스파이더 게임>은 1차적으로 드러나는 사건이 사건과 인물을 ‘따라온’ 것 때문에 급격히 방향을 선회해가는 이야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속되는 반전들이 이 영화의 묘미. 경찰과 범인이라는 일반적인 대결구도에 “분석가를 분석하고 납치범에게서 다시 인질을 납치하는” 이들이 끼어들면서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지점들이 늘어난다.

철석같이 범인이라 의심치 않던 이 뒤에 또다른 범인이 있음을 밝힘으로써,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해 몇번의 깜짝쇼를 함으로써 관객과 ‘거미줄 같은 심리게임’을 벌이는 이 영화에서, 거미줄은 납치범 게리 손지의 치밀한 계획에 대한 비유인 동시에,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들조차 속을 수밖에 없는 플롯 자체이다. 범죄심리학의 대가인 크로스 박사도, 애초에 소녀를 납치했던 게리 손지도, 관객과 더불어 태연히 그 거미줄 속으로 걸어들어가게 되어 있는 이야기. 원작의 그러한 이야기가 어찌 보면 평범한 연출의 이 영화를 그런 대로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또 하나, 이 작품을 볼 만하게 만드는 이유로 모건 프리먼을 들 수 있다. 미 개봉 당시, 이 작품에 대한 호평은 주로 배우 모건 프리먼에게 한정되었다. <전사의 후예>로 이름을 알렸으나 이후 그다지 좋은 작품을 내놓지 않았던 리 타마호리 감독 역시 “프리먼이 크로스 역을 맡았다는 건 ‘우리가 그의 캐릭터를 탐구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했다”며 프리먼의 기여를 높이 샀다. 범인 게리 손지 역을 맡은 마이클 윈콧은 <크로우>에도 나왔던 악역 전문배우. 희대의 납치범을 꿈꾸며 비행을 저지르는 이상심리자의 연기를 무리없이 소화했다.

최수임 기자 sooee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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