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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 딸린 웃음 보따리, <빅 마마 하우스: 근무중 이상무>
최하나 2006-02-14

빅마마가 돌아왔다. 터져버릴 듯 거대한 몸집, 촌스러운 곱슬머리 가발, 실소를 자아내는 빅 사이즈 속옷까지 모든 게 그대로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빅마마 말콤(마틴 로렌스)이 곧 아버지가 된다는 것. 전편에서 은행 강도의 덜미를 잡기 위해 뚱뚱한 흑인 할머니 빅마마로 변신했던 말콤은 그와 사랑에 빠졌던 셰리(니아 롱)와 결혼해 가장이 되었다.

새롭게 이룬 가정에 대한 책임감으로 말콤은 현장을 누비는 것을 포기하고 안전한 내근직을 선택한다.아이들에게 안전 교육하는 일을 맡게 된 그는 우스꽝스러운 인형 옷을 입고 좌충우돌 강단 위를 누비지만, 동료의 죽음을 계기로 국가안보 시스템 해킹을 둘러싼 음모 수사에 뛰어들게 된다. 그런데 용의자의 집에 잠입하기 위해선 그 집의 유모가 되는 수밖에 없다. 그는 다시 한번, 빅마마가 된다.

<빅 마마 하우스: 근무중 이상무>는 미국에서 개봉 첫 주 총 2800만달러를 거둬들이며 1위로 데뷔, 역대 1월 흥행작 중 2위의 기록을 수립했다. <나쁜 녀석들> <경찰서를 털어라> 등 히트작을 바탕으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마틴 로렌스의 티켓 파워가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이번에도 그는 변함없이 화려한 말재간을 과시하며 전작들에서 관객의 혼을 빼놓았던 수다쟁이 캐릭터를 고스란히 재현한다. 속사포 같은 입담에 걸맞게 말콤이 해결해야 할 일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음모를 파헤치는 동시에 빅마마가 되어 문제투성이의 가정을 바로잡아야 하고, 틈틈이 자신의 외도를 의심하는 아내의 믿음도 사야 한다. 이처럼 정신없이 숨가쁜 임무수행에 걸쭉한 화장실 유머가 가세하고, 특유의 과장된 몸짓이 익살을 더하면서, 영화는 한판 신나게 웃겨볼 준비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뒤끝없는 웃음을 선사했던 전편에 비해 <빅 마마 하우스: 근무중 이상무>의 웃음 보따리에는 억지가 딸려 있다. 투신 자살 연습이라도 하듯 시종일관 고공추락을 즐기는 3살배기, 우울증에 걸려 하루 종일 멜로드라마를 시청하는 치와와 등의 설정은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여기저기서 뜬금없이 등장하는 ‘뚱뚱한 몸’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 역시 방해꾼이다. 난데없이 찾아간 스파에서 뒤뚱대며 펼치는 누드신도, 비져나온 살집을 흔들어대는 해변가의 소동도 그 거대한 육체를 비웃는데 열중한 탓에 유쾌함보다는 불편함이 먼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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