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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보다 더 큰 사랑, <앙코르>
이다혜 2006-02-22

그의 이름은 전설이 되었다. 엘비스 프레슬리, 제리 리 루이스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한 자니 캐시의 음악은 전 세계 영화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자니 캐시는 30살이 되기 전에 비틀즈가 누리던 인기를 앞선 스타이기도 했다. <앙코르>는 제63회 골든 글로브에서 뮤지컬 코미디 부문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제11회 전미비평가협회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앙코르>는 평단에서 대대적인 호응을 얻고,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리즈 위더스푼과 호아킨 피닉스는 이제 아카데미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자니 캐시라는 이름도, 그의 음악도 생소하다고 해서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앙코르>는 음악영화이고, 아름다운 음악이 쉬지 않고 흘러나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사실 사랑이야기다. 조니 캐시라는 한 사람이 음악을 처음 접하고 음악의 길로 들어서 가수로 성공을 거두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임과 동시에, 음악보다 더 큰 사랑으로 다가왔던 한 여인, 준 카터와의 사랑을 그린다.

자니 캐시(호아킨 피닉스)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던 형이 사고로 죽은 뒤, 아버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한다. 어린 시절부터 라디오를 끼고 살 만큼 음악을 좋아했던 자니는 어른이 된 뒤 도시로 떠나와 첫사랑과 결혼해 세일즈맨으로 살아가지만 허전해한다. 그러다 오로지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만든 음반이 히트하면서 소녀들의 우상이 되고, 어려서부터 좋아한 가수 준 카터(리즈 위더스푼)를 만난다. 함께 투어를 다니던 자니와 준은 사랑에 빠지고, 약물중독으로 망가진 조니는 준을 향한 사랑으로 괴로워한다.

자니 캐시와 준 카터

<앙코르>의 가장 큰 매력은 자니 캐시도 준 카터도 실존인물이라는 데 있다. 둘의 사랑이야기도 실제 있었던 일이다. 그렇다면 영화가 끝난 뒤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을까. 영화 본편이 끝날 때 자막으로도 설명이 되지만, 두 사람은 결혼한 뒤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았다. 자니 캐시와 준 카터는 연인일뿐 아니라 음악적 동지이기도 했다. <앙코르> 속 두 사람의 이야기는 자니 캐시의 자서전 <Cash the Autobiography>와 <Man In Black>에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다. <앙코르> 제작진은 자니 캐시와 준 카터가 사망하기 전까지, 7년에 걸쳐 시나리오 초고를 보여주고 상의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자니 캐시와 준 카터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와 리즈 위더스푼은 영화에 나오는 노래를 직접 불렀는데, 이로서 사실감있는 무대장면들이 생생히 살아났다.

자니 캐시의 음악

자니 캐시는 60년대를 대표한 미국의 팝 뮤지션이다. 캐시는 컨트리와 블루스를 혼합해 강렬한 음성, 호소력 짙은 창법으로 많은 팬을 거느렸다. 그의 동료 아티스트들로는 엘비스 프레슬리, 로이 오비슨, 제리 리 루이스가 있는데, 이들은 로큰롤을 처음 시작한, 록의 전성시대를 예고하는 음악성을 지닌 인물들이었다. 이후 밥 딜런은 “라디오를 통해 여름 내내 자니 캐시의 <Walk the Line>을 들었다. 이 음악은 지구의 중심부에서 온 듯한 소리였다. 심오하고, 가사가 깊고 풍부하며, 근사하고 신비롭기까지 했다. 진실로 자니 캐시는 이 땅과 나라, 가슴, 영혼의 상징이다”라고 자니 캐시의 음악을 추켜세웠다. 그룹 U2의 보노 역시 “아무도 캐시 같은 저음의 목소리를 낼 수는 없다”고 했다. 영화의 도입부와 클라이맥스 부분을 장식하는 1968년 풀섬 감옥 라이브 콘서트는 폭발적 인기를 끌어 자니 캐시의 대표적인 콘서트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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