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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부터 개봉까지 ‘TV’ 덕, <카리스마 탈출기>
이영진 2006-03-29

정한수(안재모)는 전학 간 첫날부터 고역이다. 패자의 몸에 승리의 칼자국을 남겨야 직성이 풀린다는 전설적인 싸움꾼과 이름이 똑같아서다. 누군가에게 자리를 뺏길까 노심초사하는 쌈짱 백성기(이정)가 싸움을 걸어오는 건 그렇다치고, 남자를 알기 위해선 일단 싸움부터 해봐야 안다는 독특한 세계관의 소유자 한민주(윤은혜)까지 도전장을 전해오니, 어찌 생활이 고달프지 않으리오. ‘이름’ 때문에 빚어진 것이 잠깐의 해프닝뿐이라면 좋으련만. 순간의 위기를 모면할수록 오해는 커져만 가고, 정한수의 시련은 배가 된다. 과연, 정한수는 원치 않는 ‘카리스마’를 벗어던질 수 있을까.

종횡무진 TV스타들

<긴급조치 19호>에 비할 정도는 아닐지라도, <카리스마 탈출기>는 TV 시트콤과 오락 프로그램의 스타들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한 영화다. 촬영횟수가 40회 정도인데, 촬영기간이 3개월이나 된다고. 출연 배우들의 스케줄을 감안하면 배우들 불러모아 카메라 앞에 세우기가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일까. 안재모, 윤은혜, 이정 외에 정준하, 현영, 박슬기, 천명훈, 윤택 등이 문제의 선생님과 학생들로 등장한다. 참고로 정준하는 고교 시절 쌈장이었던 자신의 실력을 확인받기 위해 제자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남자 선생님으로, 현영은 한수에게 코맹맹이 애교 공세를 퍼붓는 푼수 여선생님으로, 박슬기는 풍만한 몸매를 자랑으로 여기는 자뻑 공주로 나온다고. 시트콤을 보는 듯한 <카리스마 탈출기>는 지난해 9월 촬영을 가까스로 마쳤지만 그동안 개봉이 미뤄져왔다. 뒤늦게 신고식을 치를 수 있었던데는 아무래도 최근 드라마 <>으로 스타덤에 오른 윤은혜의 공이 큰 듯. 촬영부터 개봉까지 ‘TV’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피바다 장면, 물바다 촬영장

살수차 2대만으로는 모자랐을까. 제작진에 따르면, 도입부 액션 장면은 소방차 17대를 동원해서 촬영했다고. 10시간 동안 뿌려진 양만 9만5천리터. 촬영현장은 그야말로 물바다였을 듯하다. <카리스마 탈출기>의 액션은 주성치의 <홍콩 레옹> 등을 작업한 홍콩 무술감독 양가인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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