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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호조 보이는 서극의 <촉산전>, 개봉 전 정품 VCD 판매 화제
2001-08-21

<진주만>이 베이징의 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가운데 중국영화들은 주춤한 상태다. 반면 홍콩은 올 여름의 마지막 블록버스터영화인 서극의 <촉산전>(蜀山傳)이 8월9일을 시작으로 기대했던 대로 순조로운 흥행성적을 보이고 있다.

서극 감독은 1983년 SF 무협영화 <촉산>(新蜀山劍俠傳)을 찍었고 당시의 영화 기술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 많은 얘기들을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19년 만에 그동안 무궁히 발전한 새로운 기술들을 바탕으로 <촉산전>을 새롭게 완성했다. 실질적인 촬영은 지난해 6월에 끝났지만 까다롭기로 소문난 서극은 자신의 머리 속에 그려진 화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후반작업의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총 1600여개에 이르는 컷이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중국에서도 정이건, 장백지, 장쯔이 등의 화려한 캐스팅과 할리우드의 컴퓨터그래픽 기술 도입 등 개봉 전부터 많은 관객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러나 8월17일 전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선 벌써 이 영화의 VCD가 크고 작은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것이 불법 복사물이 아닌 정품이라는 사실이다. 중국에서 개봉중이거나 개봉 이전의 영화들이 불법 VCD나 DVD로 판매되는 경우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처럼 된 지 오래지만, 개봉 전 정품이 버젓이 출시되는 것은 드문 일. 이들 영화의 VCD는 상점에서 진열 및 판매되고 있으며, 가격은 인민폐 10원(대략 1500원 정도)에서 17원까지 다양하다. 물론 정품의 경우는 50원이 넘는다.

그러나 이번 <촉산전>의 경우는 이런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어떻게 해서라도 손해를 줄여보자는 회사의 결정에 따라 정품 VCD를 불법 VCD와 같은 가격인 10원에 판매하게 되었다. 중국 내 VCD 판권을 가지고 있는 광둥촹성(廣東創盛)은 “이미 국내 VCD 판권을 샀으며, 계약상 VCD를 영화 개봉 뒤에 발행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라고 일축했다. 그리고 싼 가격에 대해서는 순수 원가가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촉산전>의 국내 영화배급권을 가지고 있는 베이징 청년 영화제편창은 “먼저 VCD가 발매되면 영화시장의 손해가 크겠지만 이런 합작영화의 경우, 홍콩에서 개봉하자마자 그것이 정품이건 아니건 바로 국내시장에 나오게 된다. 이번 결정은 불법 VCD들이 시장을 점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어찌됐건 영화시장의 불문율을 깨고 만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김필정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