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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웃음과 감동, <맨발의 기봉이>
이다혜 2006-05-03

<인간극장> 방영을 통해 화제가 되었던 실제 이야기가 영화화되었다. 바다가 보이는 남해의 다랭이 마을에는 나이가 40살이지만 지능이 8살에 머물러 있는 노총각 기봉(신현준)이 노모(김수미)와 함께 살고 있다. 동네 허드렛일을 해 음식을 얻어 집까지 내달려 엄마를 위한 밥상을 차리는 기봉은 효자로 소문이 자자하다. 엄마가 화를 내면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든 마이크로 노래도 부르고, 재롱도 피우는 기봉이. 엄마를 위해 늘 달리며 사는 기봉은 우연히 달리기 대회에 참가해 입상하게 되고, 기봉의 달리기를 눈여겨본 다랭이 마을 백 이장은 기봉을 ‘전국 아마추어 하프 마라톤 대회’에 내보내기로 한다. 기봉은 이가 튼튼하지 않아 식사를 잘 못하는 엄마에게 틀니를 해드리기 위해 매일 동네를 달리며 훈련을 시작한다.

원작 <맨발의 기봉씨>

2003년 2월 KBS를 통해 방송된 <맨발의 기봉씨>는 해맑은 미소를 지닌 마흔살 남자가 홀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챙기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나무를 깎아 만든 모조 마이크를 들고 일기예보관을 흉내내거나, 일회용 카메라로 어머니와 꽃의 모습을 찍는 그의 모습은 감동 이전에 따뜻한 웃음을 불러일으켰다. 어릴 때부터 달리기 하나만큼은 자신있었던 엄기봉씨는 “신발이 닳을까 아까워” 맨발로 동네를 달렸고, 결국 면에서 주최한 마라톤대회에서 3등을 차지했다. 트레이너를 자처한 이장님과 민소매 차림으로 신작로를 어머니를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맨발의 기봉이> 제작진은 이 실화를 영화화하기 위해 꽤 오랜 시간 당사자를 설득했다고 한다.

장애를 이기는 운동

몸은 정상적으로 나이를 먹지만 정신은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있다. 지극한 부모의 보살핌에도 자폐를 극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맨발의 기봉이>의 실제 주인공 엄기봉씨,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씨, TV 프로그램의 <진호야 사랑해>를 통해 잘 알려진 김진호씨 등은 세상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장애를 운동을 통해 극복했다. 기봉씨와 형진씨는 달리기로, 진호씨는 수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과 그들에게서 인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 낮은 지능으로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있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그들의 어머니 덕분. 김진호씨는 지난해 9월6일부터 10일까지 체코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배영 2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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