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칸이 불러들인 초대형 베스트셀러 원작의 영화, <다빈치 코드>
박혜명 2006-05-16

*이 글이 쓰여진 시점까지 언론시사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는 21세기 초 대중소설계의 최고 화제작이다. 2003년 8월에 출시돼 138주간 전미 베스트셀러 도서 톱 10 목록에 올라 있었고 전세계에서 지금까지 4300만부가 팔려나갔다. 댄 브라운은 ‘소설계의 빅뱅’이라는 낯뜨거운 칭호까지 얻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아주 널리 알려졌다시피 <다빈치 코드>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가 사흘 만에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가 실은 그의 추종자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으며 자손까지 두었다는 가정을 담은 팩션물이다. 이는 그리스도의 부활이 인간의 죄사함의 능력이라는 기독교 신앙의 근본을 뿌리째 뒤흔드는 상상이다. 전세계 기독교 단체들은 불경함과 신성모독이란 죄목을 들어 지금까지도 <다빈치 코드>를 비난하고 있다. 종교계에서 날아드는 불화살 세례에도 불구하고(혹은 이같은 논란에 더욱 힘입어) <다빈치 코드>는 출간 7개월 만에 영화화에 착수됐다. 톰 행크스가 주인공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제59회 칸영화제가 개막작으로 불러들였다. 반세기 이상을 예술적 권위와 명예로 벌어먹고 살아온 영화제가 초대형 베스트셀러 원작의 영화와 연대를 취했다. 신의 분노를 산 대가로, <다빈치 코드>는 속세가 주는 영광의 면류관들은 다 받아냈다.

영화 <다빈치 코드>는 <의뢰인> <타임 투 킬> <뷰티풀 마인드> 등 스릴러가 가미된 드라마투르기에서 재능을 보여온 아키바 골즈먼이 각색하고 <스플래쉬> <아폴로 13> <뷰티풀 마인드>의 감독 론 하워드가 연출한다. 루브르 박물관장의 살인용의자로 몰린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은 암호해독가 소피 느뵈(오드리 토투)와 함께 진범을 찾아나서는데, 이 과정에서 500여년 전 화가이자 수학자이며 건축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긴 암호들이 풀린다. <다빈치 코드>가 밝히는 ‘비밀’은 따지고 보면 일개 장르작가의 대담하기 이를 데 없는 상상력과 실존해온 역사적 이설의 혼합물일 뿐이다. 어설프면 비웃음을 샀을 이야기가 유사 전작을 써온 작가의 노하우를 통해 치밀하게 구성되었다는 것이 <다빈치 코드>만의 힘이다. 독실한 크리스천마저도 혼란에 빠뜨릴 정도로 리얼한 팩션. 제작진도 이것을 알고 1억2500만달러의 제작비를 시청각적 리얼리티 재구성에 쏟아부었다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루브르 박물관 내부는 대부분 영국 파인우드 스튜디오 세트에서 촬영된 것이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