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비디오 > 비디오 카페
연락을 기다립니다.
2001-08-30

비디오로 출시된 수많은 영화들 중 다시 극장에서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바로 <지옥의 묵시록>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이지만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비디오로밖에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마침 이 영화가 재편집된 버전으로 재개봉을 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지 않을 수 없다.

<지옥의 묵시록> 하면 생각나는 고객이 한분 있다. 개업이래 몇년간 친하게 지내던 분인데, 안산으로 이사간 이후 통 뵐 수가 없어 이 지면을 통해 공개적으로 찾을까 한다. 이분은 내가 아는 한, 대한민국에서 영화를 가장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이라 생각한다. “어떤 영화를 좋아하느냐?”는 나의 질문에 서슴지 않고 <지옥의 묵시록>이라 대답했던 그는 이 영화를 무려 40회 이상 극장에서 보았다고 한다. 개봉하는 날부터 시작하여 종영할 때까지 퇴근 뒤 매일 혼자서 그 영화를 본 것이다.

그는 이 영화는 물론 코폴라의 부인 엘레노어 코폴라가 만든 메이킹 비디오 <회상, 지옥의 묵시록>까지 비디오로 소장하고 있는데, 그의 비디오 소장량은 대단했다. 좋은 영화들은 돈을 아끼지 않고 구입하여 당시 1천편 이상 소장할 정도였다. 우리 대여점에서 구할 수 없었던 영화들은 대여용으로 빌려주기까지 했다. 옛날에 친했던 사람들과 소원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이 영화의 재개봉을 계기로 다시 한번 그분을 만나고 싶다. 그분의 이름은 권혁찬. 이 글을 읽고 그에게서 연락이 온다면, <지옥의 묵시록>을 같이 볼 계획이다. 그 역시 당연히 재편집판을 다시 보려 할 테니까.

이주현/ 비디오카페 종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