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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멜로영화, <레이크 하우스>
이다혜 2006-08-29

<레이크 하우스>는 시간의 차이를 넘어 사랑에 빠지는 남녀의 이야기다. 이현승 감독, 이정재, 전지현 주연의 <시월애>를 리메이크한 <레이크 하우스>는 원작의 이야기틀을 그대로 살리면서 비현실적인 설정 때문에 애틋해지는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시각적 아름다움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 두 영화의 사소한 차별점은 원작과 리메이크작 제목의 차이가 보여준다. ‘시간을 초월하는 사랑’이라는 뜻의 <시월애>는 <레이크 하우스>가 되면서 바닷가의 집을 호숫가로 옮겨오고 집을 유리로 바꾸었다.

케이트(샌드라 불럭)는 레지던트 과정을 끝낸 뒤 고향을 떠나 시카고의 한 병원에 일자리를 얻는다. 호수 위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집을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운 케이트는 다음 세입자에게 메모를 남긴다. 그 집에 알렉스(키아누 리브스)가 이사온다. 성공을 위해 가족을 버린 아버지(크리스토퍼 플러머)가 지었지만 지금은 황량해진 이 호숫가의 집을, 알렉스는 복원하기로 마음먹는다. 오랫동안 비어 있었던 집이라는 걸 아는 알렉스는 케이트에게 편지를 쓴다. “제가 들어오기 전에 이 집엔 아무도 살지 않았어요.” 케이트는 그가 장난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내 두 사람은 각자가 2004년과 2006년에, 2년간의 시차를 두고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시간을 잇는 레이크 하우스의 편지함으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각기 다른 시간대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소통하게 된다는 설정에서 복잡한 시간여행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원작과 마찬가지로 <레이크 하우스>는 그런 데는 관심이 없다.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면서 각종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알고 싶다면 차라리 <백 투 더 퓨쳐>를 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알렉스가 가족을 버린 아버지를 원망하고 용서하기까지의 과정은 영화가 그 비중을 할애하고 있는 것만큼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레이크 하우스>는 과거와 현재에 모두 열려 있는 이 신비한 편지함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남녀간의 마술 같은 사랑을 담는 데 주력할 뿐이다. 호숫가 집의 호젓한 아름다움과 시카고라는 도시의 매력, 폴 매카트니의 <This Never Happened Before>를 비롯한 적절한 삽입곡들의 낭만,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레이크 하우스>는 따뜻한 멜로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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