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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개항 15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만든 소상민, 김보람, 정연
오정연 사진 서지형(스틸기사) 2006-09-12

“낯선 공간에서 무언가 찾고 싶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23기에 재학 중인 77년생 동갑내기 소상민, 김보람, 정연씨는 요코하마 개항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중국의 영화학교가 함께하는 다큐멘터리 작업의 한국 참여단이다. 각각 연출과 촬영, 프로듀싱을 전공하는 이들이 팀을 이뤄 만든 <사랑하는 항구 ‘요코하마’의 게집애야!>는 오는 9월22일 개최될 요코하마학생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다. 지난 8월2일부터 10일까지, 이국땅 요코하마를 헤매고 돌아온 이들의 덤덤하고도 소중한 경험을 전해들었다.

-두팀이 경쟁한 끝에 선발됐다고 들었다. 누구의 기획안으로 시작한 것인가. =소상민/ 한번도 일본을 방문하지 않은 임화가 <우산받은 요코하마부두>라는 시를 쓸 때는 일본을 타자화하여 자기 안에서 일본을 발견한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낯선 공간에서 뭔가를 찾아 헤매면서 우리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에세이식의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었다. 마침 김보람 촬영감독과 나는 한번도 외국에 나가본 적이 없어서 그 주제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정연 PD는 요코하마에 가본 적이 있다기에 끌어들였다.

-익숙한 곳에서도 순발력이 필요한 것이 다큐멘터리 촬영인데, 어려움이 많았겠다. =김보람/ 뭘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낯선 공간을 익숙하게 바라보는 것이 컨셉이었는데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자세히 보면 다른 공간을 찾아다녔다. 요코하마 영화학교 한국유학생과 일본 학생들이 도와줬고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감독이 보기와는 달리 잘 안 씻는다는 것만 빼면. (웃음)

-세 사람은 원래 친했나. =정연/ 그건 잘 모르겠지만(웃음) 오는 11월에 졸업작품도 이렇게 한팀으로 찍게 된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졸작도 같이 하자는 식이었다. 9월4일에 편집을 마치고 요즘은 함께 졸작 시나리오 수정 중이다.

-학생 실습작품에서 프로듀싱 전공의 위치가 애매하지는 않았나. =정연/ 연극영화과 졸업한 뒤 PD가 되고 싶어서 상업영화 현장을 여러 번 경험했다. 6개월 동안 학교에서 프로듀싱에 대해 많이 정리할 수 있었다. 보는 눈이 달라졌달까. 게다가 이 두 사람은 모두 말도 잘듣고, 분위기도 좋다. (웃음)

-유난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소상민/ 현지에서 도움 주는 분들이 돌아가고 밤이 되면 셋이서 요코하마의 거리를 그냥 돌아다녔다. 원래 우리 컨셉이 발로 걸어다닌 공간을 담는 것이기도 했지만,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거리를 걷는 기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1년으로 줄어든 학제 속에서 졸작만으로도 버거울 텐데 이런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나. =김보람/ 영화과 전공 출신이 아니어서 아카데미를 통해 기초부터 다져야 했다. 계속되는 실습이 빡빡하긴 하지만 그만큼 배우는 게 많다. 다큐멘터리는 처음이고 공간에 대한 감도 중요한 프로젝트여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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