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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k by Me] 기구한 사연의 유괴범들
장미 2006-11-02

유괴는 미워해도 유괴범은 미워하지 말라?

유괴범들은 나쁜 놈이다. 부모 마음에 못질해 돈을 뜯어내겠다니 그 심보가 고약하기 그지없다. 부모도 못할 노릇이지만 유괴당한 아이들 역시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 자유의 몸이 되기 전까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흐느껴야 한다. 유괴사건이 미디어를 떠들썩하게 할 때마다 분노에 몸을 떠는 까닭은 이 때문. 세상에서 가장 지고한 감정을 이용한 사기꾼들을, 영화 역시 못 견디도록 악랄하게 그려왔다. 한데 가끔 이러한 통념을 배반하는 유괴범들이 있다. 숨은 사연을 지닌 그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하나같이 목소리를 높여 항변하곤 했다. 과연 그들은 어떤 사연을 지녔기에 유괴극을 벌이게 됐을까. 이제부터 사연있는 유괴범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

5위, <미이라2>의 이모텝

사악한 마법사 이모텝을 무찌른 릭 오코넬(브렌든 프레이저)과 에블린(레이첼 바이즈)은 부부가 됐다. 8살 난 아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리는 이 부부는 잔혹한 전사로 이름을 날린 스콜피언 킹의 무덤을 발견한다. 5천년 전, 스콜피언 킹은 7년 동안 계속된 전쟁에 패배해 신성한 사막으로 도망쳐왔다. 홀로 살아남은 그는 자신의 영혼을 바치는 대신 적들을 무찌르게 해달라고 아누비스 신에게 빈다. 신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적지를 초토화한 스콜피언 킹은 계약대로 영원한 종이 된다. 부하들의 도움으로 부활한 이모텝은 스콜피언 킹의 팔찌를 손에 넣으려는 계략을 꾸민다. 그 팔찌는 우연히 오코넬의 아들에게 돌아가고 이모텝은 그를 인질로 삼아 세계 정복의 꿈을 이루려 한다. 세계 정복의 야욕으로 유괴를 감행한 이모텝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는 관계로 5위에 낙점.

4위, <퍼펙트 월드>의 버치 헤인스(케빈 코스트너)

버치 헤인스는 동료 죄수 제리와 함께 탈옥을 감행한다. 도망치던 헤인스는 홀어머니를 둔 8살 소년 필립 페리(T.J. 로더)의 집에 몸을 숨긴다. 페리의 어머니는 독실한 여호와의 증인. 아들이 크리스마스 파티나 생일 파티, 할로윈 카니발 등에 참가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아버지 없이 자라난 헤인스는 비슷한 과거를 지닌 페리에게서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본다. 이후 페리와 함께 세상을 떠돌던 헤인스는 그와의 관계를 통해 폭력으로 점철된 자신의 과거를 치유한다. 페리를 인질로 삼아 경찰의 공격을 피하려 했지만 결국 그와 정신적으로 교감한 헤인스를 4위에.

3위, <BB프로젝트>의 뚱땅(성룡)과 난봉(고천락)

뚱땅과 난봉은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훔치는 좀도둑이다. 그럼에도 팍팍한 삶이 나아지지 않는 것은 도박과 여자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 빚에 쫓기던 이들 듀오는 BB프로젝트, 이른바 빌리언 달러 베이비 유괴계획에 합류한다. 자신들의 커리어을 충분히 발휘, 아이를 훔치는 데 성공하지만 유괴보다 더 힘든 아기 달래기라는 난관에 봉착한 뚱땅과 난봉. 졸지에 유모 역할에 몸담은 이후 서서히 아이의 사랑스러움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그들에게 유괴를 의뢰한 이는 갱조직의 회장 트레이드. 이제 그가 아기의 목숨마저 해치려 하는 것을 눈치챈 좀도둑 콤비는 본분에서 벗어나 아기의 보디가드를 자처하고 나선다. 유괴를 통해 아기와 만났음에도 부정마저 느낀 뚱땅과 난봉을 3위에 올린다.

2위, <복수는 나의 것>의 류(신하균)

류는 청각장애인이다. 신부전증을 앓는 누나가 극심한 고통에 신음을 토해낸들 들을 수가 없다. 누나를 위해 자신의 신장을 이식하려 하지만 알고 보니 이 오누이, 혈액형이 다르다. 신장을 구하지 못해 다급해진 류는 장기밀매단과 접촉한다. 자신의 신장과 전 재산 1천만원을 넘겨주는 거래를 하지만 신장을 받기는커녕 밀매단은 자취를 감추고 없다. 그때 누나에게 적합한 신장을 찾아냈다는 병원쪽 소식이 전달된다. 망연자실한 류에게 연인 영미(배두나)가 유괴를 제안한다. “딱 필요한 돈만 받고 돌려주는 거야. 이건 착한 유괴야.” 착한 유괴든 나쁜 유괴든 똑같은 범죄 아니던가. 설상가상으로 중소기업체 사장 동진(송강호)의 딸 유선은 실수로 물에 빠져 죽고 류의 유괴를 눈치챈 누나 역시 자살하고 만다. 이혼 후 딸을 세상의 전부로 알고 아꼈던 동진은 유괴범을 찾아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류를 2위에 올린다.

1위, <잔혹한 출근>의 동철(김수로)과 만호(이선균)

평범하기 그지없는 샐러리맨 동철. 그런 그에게도 시련을 닥쳐오니 주식투자 실패와 사채 이자가 그것이다. 사채를 운용하다 난관에 처한 만호(이선균) 역시 고달프긴 매한가지. 이런 두 인물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것은 엉뚱하게도 유괴다. 어설프기 짝이 없는 동철과 만호의 범죄행각이 성공하는 듯싶더니 아이의 부모가 108번째 전화조차 받지 않는 바람에 불발로 그친다. 이를 악물고 두 번째 유괴에 덤벼든 초짜 유괴범들. 부잣집 여고생 태희(고은아)를 유괴하지만 이건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정학의 전력이 빛나는 불량학생 태희는 아빠(오광록)에게 용돈을 타내기 위해 스스로 유괴극을 벌인 문제아. 이때 난관에 처한 동철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온다. “네 딸을 유괴했다.” 유괴범의 아이가 유괴당하는 어이없는 상황에 처한 동철.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철이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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