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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포가 들여주는 음울하고 기괴한 이야기, <란포지옥>
ibuti 2006-12-29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 <거울지옥>은 ‘이상한 얘기를 해달라는 말씀이군요. 그렇다면 이런 얘기는 어떨까요?’라는 말로 시작한다. 바로 <란포지옥>의 초대장에 써놓음직한 인사말이다. 다케우치 스구루의 <화성의 운하>, 짓소지 아키오의 <거울지옥>, 사토 히사야스의 <우충>, 가네코 아쓰시의 <벌레>는 거울 속이 현실이고 사랑이 지옥이며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란포의 단편소설 4편을 영화화한 것이다. 감독의 특성에 따라 소설은 대폭 각색되었으며, 란포 소설의 인기 캐릭터인 고고로 탐정이 뜬금없이 등장하기도 한다. 웬만큼 기괴한 영화엔 꿈쩍 않던 사람이라도 <란포지옥>의 성적 환상과 정신병적인 음울함, 금기에 다가설 때의 스멀거림 앞에선 자극받지 않기가 힘들지 싶다. 문득, 란포가 겨루고 싶었을 에드거 앨런 포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진다. 후쿠시마 다쿠야가 만든 메이킹 필름(66분)은 네 감독과 배우 아사노 다다노부, 제작자 미야자키 다이에게 각 장을 할애하고 그 속에 손수 카메라로 찍은 현장 영상과 함께 질문·답변을 꼼꼼하게 수록해놓았다. 만화가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가네코 아쓰시의 <벌레>에는 콘티와 본편 비교 영상(9분), 235장의 콘티, 61장의 스케치가 별도 제공되며, 무대인사 장면(15분)에선 일본 시사회와 개봉일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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