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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k By Me] 겉으론 약한 척, 그러나 천하장사도 감당 못할 대단한 노인네들

어르신들, 너무 회춘하셨어요!

나이도 어린 주제에 삶을 달관한 척, 요란 떨지 말라.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새치 좀 돋아났다고 인생 다 산 척도 하지 말라. 무엇보다 “나이 들면 어쩔 수 없어”라는 식의 무차별적 노인 혐오증도 떨쳐라. 자꾸 그러면 ‘인생은 60부터’란 명제를 실천 중이신 어르신들이 화낸다. <마파도>의 할매들에게도 S라인을 자랑하던 시절이 있었고, <죽어도 좋아!>의 박치규·이순예 커플은 허리가 꼬부라질 나이가 되어서도 죽어도 좋을 만큼 섹스에 매진 중이시다. 저 멀리 할리우드에서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의 해리(잭 니콜슨)가 나이를 망각한 채 영계만 물색했으며, 현해탄 넘어 <메종 드 히미코>의 게이 실버타운 할아버지들은 ‘꽃스러운’ 패션감각을 자랑하셨다. 문제는 회춘해도 너무 회춘해버린 것인데… 여기 순위에 오르신 분들은 무적의 요원들이 와도 감당 못할 대단한 체력과 정력의 노인들이니 함부로 건드리지 말 것!

5위 <올드미스 다이어리_극장판>의 세 자매

묵묵히 살림 도맡아 하고 버르장머리 없는 것들 다 받아줬더니, “할머니는 빨간 빤쓰를 싫어하셨어”라 착각하는 세상. 세상의 3대 거짓말 중 하나가 노인들의 “애고, 빨리 죽어야지”라고 하지 않았나. 임종을 앞둔 할머니들 마음에도 봄바람이 스며들 수 있고, 핑크빛 연정을 품을 수 있다. <올드미스 다이어리_극장판>의 김영옥, 서승현, 김혜옥 할머니들도 곰같이 살았던 세월을 보상받으려는 듯 새로운 삶을 꿈꾸기 시작한다. 특히 까칠한 큰언니와 철부지 동생 사이에 끼어 굴욕의 세월을 살았던 서승현 할머니. 돌연 고무줄 늘어진 희뿌연 빤스를 외면하더니 색깔 요란한 빤스를 고르기 시작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회춘의 시작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할머니들의 바람직한 반란을 축하하며, 5위에 올린다.

4위 <고독이 몸부림칠 때>의 물건리 노인들

단체로 기차 화통을 삶아 드셨는지. 물건리의 노인들은 모였다 하면 야단법석이다. 소란의 중심은 배중달(주현)과 조진봉(김무생).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이들은 서로 물먹이는 방법도 유치찬란하기 그지없다. 몰래 남의 타조 울타리를 부숴버려 한밤중에 타조 추격전을 벌이지 않나, 코딱지만한 마을에서 왕따시키질 않나. 그 와중에 곱디고운 송인주 여사(선우용녀)가 등장해 물건리 사내들의 마음을 들쑤셔놓는다. 할아버지들이 나이에 맞지 않게 웬 앙탈이냐 하겠지만, 그게 다 고독해서 그런 거다. 노년의 삶이 구슬퍼서, 몸부림칠 정도로 고독해서. 그래도 곧 죽을 사람처럼 청승 떠는 것보다 아옹다옹 싸우는 편이 훨씬 낫다. 이 할아버지들은 노인의 유쾌한 삶을 제시하는, 진정 쿨한 존재들인 것이다.

3위 <죽어도 좋아!>의 박치규·이순예 커플

<죽어도 좋아!>의 영어 제목은 ‘Too Young to Die’. 무릎이 시리고 틀니에 의존해야 하며, 얼굴에는 검버섯이 만개했지만 아직 죽기엔 너무 젊다. 왜냐, 아직 즐길 게 정말 많으니까. 실제 커플이라 더욱 화제를 모은 박치규·이순예 커플은 카사노바도 혀를 내두를 왕성한 정력의 소유자들. 달력에 빽빽하게 표시된 것은 일수 도장이 아니라, 두 사람의 합방을 증명하는 표식이다. 주 7일 섹스, 어떤 날은 하루 두번 이상의 잠자리를 갖기도 한다. “어이구, 좋다!”를 연발하며 표현에 솔직한 할아버지, 가끔씩 애교 섞인 앙탈을 부리며 할아버지의 애간장을 끓이는 할머니. 구릿빛 근육질 남자와 수려한 S라인 여자의 섹스신만 봐오던 관객에겐 충격으로 다가왔을지 모르나, 이들은 70대의 삶도 명랑할 수 있음을 과감하게 보여줬다.

2위 <무도리>의 할아버지 3인방

나이 들면 철들고 선해진다 누가 그랬나. <무도리>의 할아버지 3인방은 조금 부정적인 의미에서 2위를 차지했다. 노인들만 10여명 모여 산다는 자살명당 무도리. 전국 각지에서 자살 지원자들이 몰려오는 가운데, 이 절호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이 있다.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탐욕스런 눈빛이 감지되는 봉기(박인환), 해구(최주봉), 방연(서희승) 3인방. 이들은 표지판을 새로 만들고 민박집을 고치는 등 손님 유치에 무서울 정도로 적극적이다. 아무리 부동산이 대세라지만, 자살공간을 제공해 커미션을 단단히 챙기려는 전략이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탱탱한 처자를 집어삼킬 듯 훑어보는 비호감 이미지까지! 70 평생 보약만 먹은 듯한 포스를 풍기는 세 할배들에게 2위의 영광을!

1위 <마파도>의 엽기 할매들

무도리 할배들도 이들을 못 당한다. 마파도 대마밭의 정기를 먹고 사시는 이 할매들은 무섭다 못해 섬뜩하기까지 하다. 성비율 여자 100%, 출생률 제로, 연간 섹스 횟수 제로인 섬 마파도. 여기에 겁없이 뛰어든 두 사내가 있었으니, 할매들의 레이더망에 걸려드는 건 시간문제다. 할매들도 보는 눈은 있어서, 못생긴 놈은 죽도록 무임금 노동을 시키고 잘생긴 놈은 (손자뻘인데도 말이다!) 그 즉시 장난감으로 벗삼는다. 그녀들의 애정은 참으로 지나쳐 애무로, 애무는 곧 성희롱으로 이어진다. <마파도> 속편에서는 총천연색 욕을 구사하는 할매까지 동참했으니, 상황은 점입가경. 아이고, 유 윈! 이 무시무시한 생활력의 소유자들을 누가 이기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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