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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영화배우의 밤, <묵공>의 안성기+유덕화
김수경 사진 이혜정 2007-01-12

146편에 출연한 1952년생 한국 배우, 141편에 출연한 1961년생 홍콩 배우. 두 남자는 <맨 인 블랙>처럼 검은 양복 차림으로 2006년 말미의 겨울밤 <씨네21> 스튜디오를 찾아왔다. 야구라면 장훈과 왕정치, 축구라면 박지성과 나카타 조합이라 할까. 현실에서 마주친 <묵공>의 주인공 안성기유덕화는 무던한 형과 개구쟁이 동생 사이처럼 보인다. 바특하게 자른 머리칼의 유덕화는 스튜디오에 흐르는 자신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필름 더미를 뒤적인다. 촬영 내내 ‘선생’이라 부르던 선배 안성기에게 자투리 필름을 내미는 유덕화, ‘무슨 영화’인지를 묻는다. 엘리베이터에서 안성기에게 “<무간도> 다음 편에 출연하기로 약속해요”라고 농담을 건네던 장난기 넘치는 모습 그대로다. 촬영이 시작되고 호랑이처럼 카메라를 응시하는 유덕화와 그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안성기의 표정이 조화롭다. 촬영장에는 또다른 귀한 손님이 있었다. 세계 최고의 다큐 사진집단 매그넘의 사진작가 엘라이 리드가 두 배우를 열심히 찍고 있었다. 육중한 체구지만 귀여운 안경을 낀 엘라이 리드는 매그넘이 그리스에 이어 대규모로 기획하는 두번째 국가 사진집 ‘Present Korea’를 촬영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했다. 표지를 촬영하는 사진기자, 그들을 찍는 엘라이 리드, 엘라이 리드를 취재하는 방송국 다큐멘터리팀이 꼬리를 물듯 카메라를 들이대는 현장은 열기로 가득하다. 자정이 다가오고 두 남자의 화려한 과거를 담은 스틸을 프로젝터가 비추면서 스튜디오 안은 잠시 1980년대 말로 돌아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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