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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발표회 | 희망과 기적을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이지원 사진 이원우 2007-03-14

MBC 새 수목드라마 <고맙습니다> 제작발표회

군 제대 후 복귀한 장혁과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공효진 주연의 MBC 수목드라마 <고맙습니다>가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 행사에는 <단팥빵>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연출했던 이재동 감독과 장혁, 공효진, 서신애 등 주요 출연진이 참석했다.

에이즈에 걸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동화 같은 드라마

<고맙습니다>는 애인이 암으로 죽은 뒤 세상을 향해 마음을 닫아버린 차가운 의사 민기서(장혁)와 수혈과정에서 에이즈에 걸린 딸을 키우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미혼모 이영신(공효진)의 사랑 이야기다. 에이즈라는 무시무시한 병에 걸렸지만, 철없는 엄마보다 어른스러운 봄이 역에는 CF로 낯익은 서신애가 캐스팅됐다. 사람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이재동 감독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매 순간마다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지를 <고맙습니다>를 통해 느꼈으면 좋겠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여기에 장혁도 “하늘을 한번 볼 수 있는 여유와 추억을 주게 하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덧붙여 설명했다. 8살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순수한 드라마 <고맙습니다>는 한 편의 동화 같은 따뜻한 드라마라는 것이다.

“차근차근 자연스럽게 흘러갈 겁니다”

동화 같은 드라마 <고맙습니다>는 <상두야 학교가자>와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썼던 이경희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불참한 이경희 작가 대신 제작사인 싸이더스 장진욱 제작본부장은 “작가가 기존의 자기 드라마에서 탈피하고 싶어 했고, 우리도 기존 멜로드라마보다는 가족드라마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에서 <고맙습니다>를 기획하게 됐다”며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재동 감독도 “일단 강한 인물들과 강도 높은 설정을 하고 나중에 풀어주는 스토리텔링을 했던 이경희 작가의 <미안하다 사랑한다>나 <이 죽일놈의 사랑>와 달리, <고맙습니다>는 단계적으로 감정을 밟아가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취할 것이다”며 작가의 전작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고심한 흔적을 드러냈다.

한편, 에이즈에 걸린 딸과 미혼모, 위암으로 죽는 여자친구,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등 극중 인물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이재동 감독은 “병은 극에서 중요한 장치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그런 것을 배제하려고 한다. 이전부터 그 짐을 짊어져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버겁거나 무겁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어린 아이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건 강한 설정이지만, 눈물과 아픔을 강요하지는 않을 예정이다”라며 연출의도를 확실히 설명했다. 장혁도 <고맙습니다>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시한부를 다룬 작품이라기보다 희망과 기적을 다룬 밝은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8시간 걸리는 전남 신안군 증도에서 촬영하는 <고맙습니다>는 섬을 배경으로 한 영상미와 바다의 봄바람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줄 준비를 마치고 3월 21일 첫방송을 기다리고 있다.

2007년 3월 21일 수요일 밤 9시 55분 첫방송

냉철한 의사에서 따뜻한 사람으로 변하는 민기서 - 장혁 “극 초반 차갑고 거만한 성격이 부각되어야 해서 직업이 의사로 설정됐다. 주위 의사분들에게 메스 다루는 법이라든지 많이 배우고 있다. 그렇다고 메디컬 드라마는 아니다(웃음). 5년 만에 드라마 출연하는데 마치 훈련소 들어갈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오랜만에 여의도에서 대본 리딩을 하는데 처음에는 잘 안 되더라. 막상 촬영장에서 큐 사인을 받으니 대기보충대 생각이 났다. 군대에서의 2년 동안 많이 성장했고, 그것을 이번 드라마에서 많이 보여주고 싶다. 30대 배우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공효진 씨의 역할이 부러웠다. 에이즈 걸린 딸을 둔 엄마의 담담하면서도 일상적인 가운데 울컥하는 모성애를 연기한다는 게 너무 대단한 것 같다.”

에이즈에 걸린 딸을 둔 미혼모 이영신 - 공효진 “이영신은 에이즈라는 무시무시한 병에 걸린 봄이의 엄마다. 엄마 노릇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될 만큼 여린 섬처녀면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강한 엄마기도 하다. 극중에서 딸 봄이가 더 어른스럽고 철이 든 아이로 나와 친구 같은 모녀관계를 형성한다. 그래서인지 아직은 엄마 역할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다. 극 중반 이후에는 봄이의 병이 악화되면서 진짜 엄마로 성장할 것이다. 그동안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캔디형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도 그 연장선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여배우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은 한정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단은 실제 상황처럼 이미 에이즈라는 병을 잊고 무뎌진 생활인의 자세로 사는 모습 보여드릴 거다.”

엄마보다 어른스러운 봄이 - 서신애 8살 봄이는 교통사고를 당해 극중 기서의 여자친구인 의사 지민(최강희 특별출연)의 실수로 수혈과정에서 에이즈에 걸리게 되는 아이다. 병에 걸린 이후로 이름을 천하게 지으면 오래 산다는 속설에 따라 삼월이라고도 불린다. 예고편에서 사소한 사고로 피를 흘리지만 혼자서 피를 닦고 수건을 비닐에 싸서 버리는 어른스러운 연기를 선보인 서신애는 실제로는 촬영하는 게 가장 재미있다는 10살이다. 엄마 역의 공효진이 맛있는 것을 별로 안 사주는 것 외에는 다 좋다고 하는 서신애. 앞으로 엄마와 기서 사이에서 때로는 사랑의 큐피트가 되고, 때로는 갈등의 원인이 될 봄이는 <고맙습니다>의 주요 인물이 될 것이다.

봄이의 친부 최석현 - 신성록 “푸른도가 배출한 엘리트 최석현이다. 군입대를 앞두고 친구들과의 내기로 영신과 잠자리를 가져 영신을 임신시켰지만, 봄이가 자신의 딸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8년 만에 리조트 건설을 위해 섬으로 돌아오는데, 영신과 자신의 약혼자 사이에거 갈등하는 우유부단한 남자면서 또 봄이에 대한 부성애를 느끼는 아빠다. <하이에나>를 했지만 드라마 자체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뮤지컬 무대는 공연 올리기 전에 모든 앙상블을 맞투고 공연을 하면 되는데, 드라마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감정을 꺼내고 호흡을 맞추는 게 어렵더라. 특히 무대에서 풀샷을 주로 하다가 카메라라는 좁은 프레임 안에서 연기를 하려니 힘이 든다. 선배 장혁이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것’이라며 많이 가르쳐준다. 지상파 드라마는 처음이고, 같은 날 세 드라마가 동시에 시작하지만 자신이 있다.”

석현의 약혼녀 서은희 - 김성은 “부잣집 외동딸로 첼리스트 서은희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연주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웃음).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도도하지 않고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개인적으로는 공효진 씨의 캐릭터가 탐이 난다. 아이들을 좋아해서 신애랑 놀고 싶은데 신애랑 찍는 신은 하나도 없어서 안타깝다. 또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다는 게 같은 여자로서 부럽기도 하고. 전작 <별난 여자 별난 남자>에서도 석현이라는 이름의 인물과 러브라인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석현의 약혼녀로 나온다. 석현이라는 이름와 인연이 있나보다. 둘 다 능력 있는 남자지만 이번 석현이가 더 다정하다. 영화 <마강호텔>을 찍고 나서 바로 드라마 작업에 들어왔지만 쉬는 것보다는 일하는 게 훨씬 좋다. 현장에서 사람들 만나고 일하는 게 재밌다. 워커홀릭인가 보다(웃음).”

에이즈라는 다소 자극적인 소재로 따뜻하고 인간적인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고맙습니다>. 자칫하면 신파조로 흐를 수 있는 이 드라마는 오히려 에이즈 이야기를 두드러져 보이지 않게 할 예정이다. 무겁고 버거운 이야기가 아니라 봄기운처럼 밝고 명랑한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제작진의 각오처럼 에이즈, 위암, 치매는 이 드라마에서 작은 장치로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극중 실수로 에이즈에 걸린 피를 수혈해 죄책감을 느끼다가 위암으로 죽는 극중 장혁의 여자친구 지민 역에는 최강희가 특별출연한다. 최강희는 이재동 감독의 전작 <단팥빵>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서 같이 작업했던 인연으로 카메오로 참여하게 됐다고. 또한 공효진은 <상두야, 학교가자>에서 이경희 작가와 손을 잡은 적이 있다.

<90일 사랑할 시간> <궁S>로 수목드라마 시청률을 포기하다시피 했던 MBC가 이경희 작가의 신작<고맙습니다>로 구겨진 체면을 되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다. 같은 날 동시에 시작하는 KBS의 <마왕>, SBS의 <마녀유희>에 대한 부담감은 없냐는 질문에 이재동 감독은 “<마왕> <마녀유희>의 시놉시스를 봤는데, 세 드라마의 톤이 확연히 다르다. 그만큼 드라마 타깃층도 다르지 않겠나”고 대답했다. 그의 설명처럼 시청자로서는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