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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의 쾌락 <더블타겟>
김도훈 2007-04-25

자기 타깃을 잘 아는 사수의 액션영화. 제대로 조준하고 제대로 쏜다

에티오피아 작전 중 동료를 잃고 은퇴한 저격수 스웨거(마크 월버그)는 정부 관계자인 존슨 대령(대니 글로버)으로부터 대통령 암살 음모를 막아달라는 제의를 받는다. 범행이 일어날 장소를 돌아다니며 가능한 암살 방식을 모조리 연구한 저격수는 수집한 정보를 존슨 대령에게 전해주지만, 대통령을 방문한 에티오피아 주교가 암살의 대상이 되고 총상을 입은 조격수는 오히려 암살범으로 몰린다. 이제 저격수는 뒤쫓는 FBI에게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는 동시에 존슨 대령 일당의 음모를 폭로해야만 한다.

여기서 에티오피아 학살과 의회의 음모론에 뭔 의미가 있을까. 음험한 미국 정부의 시스템을 소재로 끌어오긴 했지만 <더블타겟>에서 정치적 의중을 읽어내려는 노력은 표적을 잘못 겨냥한 것이다. 안톤 후쿠아 감독은 의회의 음모 집단을 거의 만화적으로 보일 만큼 관습적인 악(惡) 자체로 그려낸다. 대신 그는 관객의 기대만큼 열심히 액션의 쾌락을 안고 달음박질치는 데 최선을 다한다. 고비마다 로케이션을 달리하고 이어지는 액션장면들은 세심하다기보다는 아드레날린을 증폭하는 데 꽤 효과를 발휘하는데, <본 아이덴티티>와 <코만도>를 보람차게 배합하면 이와 비슷한 영화가 나올 법도 하다.

외로운 주인공의 손에 윤리적인 방아쇠를 쥐어주거나 어리버리한 신참 FBI요원 닉 멤피스(마이클 페냐)같은 조연 캐릭터들까지 덜 전형적으로 빚어내는 솜씨에서 감독의 전작인 <트레이닝 데이>를 떠올리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더블타겟>은 자기가 노리는 타깃이 뭔지 잘 알고 있는 사수의 격발이다. 그리고 탄환은 꽤 근사하게 타깃을 명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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