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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새 드라마 4편] <메리대구 공방전>
강병진 2007-06-01

꿈이 있는 가난한 청춘들을 위한 응원가

인터넷 소설 <한심남녀 공방전> 원작 <메리대구 공방전>

MBC 수·목 밤 9시55분 연출 고동선 극본 김인영 출연 지현우, 이하나, 왕빛나, 이민우 제작 MBC

“내 나이에 내가 뭘 얼마나 가지고 있어야 되는 건데?” <메리대구 공방전>은 수많은 인생의 지망생들을 위한 이야기다. “재능도 없고, 남자도 없고, 직업도 없는” 뮤지컬 배우 지망생 메리(이하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꽃순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민박을 경영하는 그의 부모는 매일같이 사고를 치는 메리를 매일같이 때리고 벌준 탓에, 이미 국제여행사이트에 메리의 존재가 ‘Crazy Girl’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 그런가 하면 무협작가 지망생 대구(지현우)는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려다 출판사 사장과 그의 가족들을 울린” 허우대 멀쩡한 백수다. 남들 보기엔 한심한 청춘들이지만, 기죽지 않는 두 남녀의 만남은 끝이 보이지 않는 공방전을 벌이기 시작한다.

인터넷 소설인 <한심남녀 공방전>을 원작으로 한 만큼 <메리대구 공방전>은 두 남녀의 만화적인 시추에이션이 이어지는 드라마다. 메리와 대구는 서로 서로의 연인에게 차이는 상황을 목격하는가 하면, 피자쿠폰을 놓고 옥신각신하고, 슈퍼마켓 아르바이트를 따내기 위해 경쟁한다. 두 주인공의 자유분방한 상상의 날개가 펼쳐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과장된 CG로 일관하는 것은 아니다. 언뜻 보면 산만한 에피소드들을 남발한 느낌도 있지만 이하나, 지현우가 연기하는 이 한심 남녀들은 시종일관 명랑한 기운을 뿜어낸다. 드라마 <연애시대>에서도 먹을 것 좋아하고, 오지랖 넓은 백수 지호를 연기한 이하나는 메리를 통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백수로 거듭났고,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새끈한 지PD로 누나들의 꿈이 된 지현우는 자신의 선한 인상에서 게으른 느낌을 잡아내 구질구질한 백수 총각을 연기한다. <메리대구 공방전>은 이들 외에도 부동산 재벌인 이세도 일가와 성형미인 이소란(왕빛나), 세상을 바른길로 인도하고픈 바른생활 사나이 선도진(이민우)을 통해 무조건적인 성공보다는 떳떳하고 꿈이 있는 가난에 대한 찬가를 그릴 계획이다.

Net心

강아지메리 바보대구 공방전. ㅋㅋ (lovelale) 이거 우연히 봤는데 완전 배 째군요. (김상호) 재방에서는 재밌는 부분이 몽땅 잘렸더군요. 이래서 공중파 재방 보면 안 됩니다. (이성훈) 비현실적이고 재미만을 추구하는 캐릭터는 좀 자제하는 것이 좋을 듯. (현수정) 시청률은 <태왕사신기>가 회복해줄 거예요. 우린 시청률 신경 안 쓰고 그냥 보면 돼요. (조진선)

고동선 PD 인터뷰

“촘촘한 리얼리티가 아닌 인간적인 진실을 추구한다”

-원작 <한심남녀 공방전>에서 느낀 매력은? =재치있는 대사와 코믹한 시추에이션이 좋았다. 원작을 쓴 신성진 작가는 그저 재미로 썼다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저에 깔린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모습이 좋았다. 원래 하려던 드라마가 5, 6월에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아서 지난 1월 회의 때 <한심남녀 공방전>을 밀었다.

-전작인 <떨리는 가슴: 기쁨> <달콤한 스파이> 등과 함께 볼 때, 일련의 소동극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 =특별히 정리된 생각은 아니다. 하지만 차분하고 모범적인 가치관의 세계를 한번 흔들어봄으로써 지금 처한 상황을 재검토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던 것 같다.

-1, 2회만 보면 만화적인 캐릭터와 상황이 끊임없이 이어지더라. =처음부터 만화적인 느낌을 놓기 시작했다. 만화의 캐리커처나 컷은 분명하고 선명한 것만 도드라지고 나머지는 생략된다. 드라마 또한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지, 사실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촘촘한 리얼리티를 벗어나서 인간적인 진실을 추구할 수 있다면 상황의 비약이나 생략은 건너뛸 수 있지 않나 싶었다.

-이하나, 지현우 두 배우의 매력이 산만한 이야기에 힘을 싣는 느낌이다. =배우와 스탭에게 모두 이 이야기는 리얼리티에서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내적인 일관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조명이나 공간 모두 드라마가 허락하는 한에서는 인공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두 배우에게도 의상이나 헤어스타일을 과장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본인들 스스로 캐릭터에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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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