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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의 섹스가 만인을 기쁘게 <틴토 브라스의 아모르>
강병진 2007-08-29

한번의 섹스가 만인을 기쁘게 하리라

마르타(안나 짐스카야)와 다리오(맥스 파로디)는 동상이몽의 부부다. 침대 위에서는 자기밖에 모르는 다리오 대신 마르타를 황홀하게 만드는 건 열정 가득했던 과거를 복기해주는 꿈이다. 어느 날 미술관을 찾은 마르타는 그곳에서 화가인 레온(리카르도 마리노)을 만나 잠깐 동안의 짜릿한 시간을 갖는다. 누가 봐도 명백한 불륜인 탓에 마르타는 고민하지만, “질투는 가장 강력한 최음제”라는 친구의 충고에 따라 마르타는 자신의 불륜 행각을 과장하며 다리오를 자극한다. 하지만 성폭행을 당했다는 그녀의 말에 다리오는 “카드한도를 초과시킨 게 아니냐”며 웃을 뿐이다.

틴토 브라스의 영화에서는 모든 여자가 그 짓을 한다.(All ladies do it!) 그것은 섹스일 수도 있고, 불륜일 수도 있다. 또한 <올 레이디 두잇>의 다이애나와 <모넬라>의 모넬라가 섹스 앞에서 점잖은 척하는 남자의 성기를 깨운 것처럼, 그것은 짜릿한 과거를 돌이키고자 하는 노력일 수도 있다. <틴토 브라스의 아모르>(이하 <아모르>)는 틴토 브라스의 다른 영화들에서 배우만 바꿔놓은 영화다. 말 그대로 <아모르>에는 틴토 브라스 영화의 흥미로운 점과 받아들이기 불편한 점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남편에게 만족하지 못한 여자가 다른 남자를 찾으며 벌이는 기행을 다루는 것이나 여성의 신체에서 특정부위를 탐닉하는 카메라도 여전하지만, 아내의 불륜담을 듣고 목격하며 흥분하는 남편의 아이러니한 표정도 그대로 담겨 있다. 질투라는 최음제를 복용한 남편과 아내의 질펀하면서도 유쾌한 섹스로 막을 내리는 것도 마찬가지. 영화적인 가치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기는 힘들지만 <아모르>는 올해로 75살인 틴토 브라스가 여전한 정력가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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