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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타이틀] 홍금보의 파격적인 코믹 호러, <인혁인>

재능 넘치는 감독이자 배우, 그리고 프로듀서로 홍콩영화 황금기의 한축을 담당했던 홍금보. 그는 흔히 ‘홍금보의 호러 3부작’이라 불리는 <귀타귀> 시리즈를 통해 수많은 추종자들을 만들어냈다. 이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호러에 뿌리를 두고, 코믹과 무술 액션을 결합해 최상의 오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혁인>은 그 두 번째 이야기로 역시 실망을 주지 않는다. 장의사에서 일을 하는 주석두(홍금보)는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절친한 친구 마인상이 시체가 되어 돌아온 것에 의문을 품는다. 더욱이 남자 구실을 할 수 없는 마인상의 아이를 가졌다며 나타난 여인에게 그는 깊은 의구심을 갖는다. 장례식을 진행하는 한편, 주석두는 친구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려다 위험에 빠진다. <인혁인>은 3부작의 두 번째에 속하지만 전편과의 어떤 연결고리도 없다. 주요 출연진들이 겹치는 것에서 친숙함이 느껴질 뿐 이야기는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간다. 특히 <인혁인>은 이야기 구성에서 시리즈 가운데 가장 독특하다.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면서 엉뚱한 복수 행각으로 빠지는 과정이 주요 이야기지만, 여기엔 독립적으로 보일 정도의 또 다른 이야기가 끼어든다. 저승의 문턱에 이른 주석두의 부활과 관련한 주술 의식과 로맨스다. 이 영화를 포함한 <귀타귀> 시리즈는 사실 특별한 이야기가 즐거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단 한순간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액션과 코믹의 조화가 탁월한 것이 강력한 무기다. 즉 전체가 좋다기보다는 특정 상황들이 주는 재미가 좋은 것이고, 그 횟수가 굉장히 많은 영화다. <인혁인>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전편에서 냉혹한 관리로 분한 임정영이 제자리를 찾았다는 점이다. 살아생전 다작을 했던 임정영은 ‘영환도사’의 이미지로 굳어진 배우다. 이번 영화에서 완전한 모습은 아니지만, 약간의 주술을 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팬들에게는 크나큰 즐거움이 되겠다. 또한 <귀타귀> 시리즈의 중심인 액션의 비중은 전편에 비해 떨어지지만 연출은 훨씬 세련되게 발전했다. 고속 촬영에 의한 무술 배우들의 곡예와 같은 율동이 볼 만하며 액션은 스피드와 힘이 있다. 특히 의자 위에서 벌어지는 3 대 1의 대결은 지금 보기에도 훌륭하다. 무엇보다 코믹 요소가 절대적으로 강화되면서 어떤 면에선 당황스러울 정도인데, 저승사자 캐릭터의 등장이 그렇다. 전작이 코믹한 가운데 중국 특유의 괴기성을 강조한 반면, <인혁인>은 액션과 철저한 개그를 지향한다. 이 개그의 수위는 놀라울 정도로 파격적이다. 팀 버튼의 <화성침공>에 나오는 외계인과 근접한 외모를 가진 놈들이 주석두의 혼을 가져가기 위해 벌이는 해프닝은 마치 동서양 쌈마이 코믹영화의 결합을 보는 듯한 충격을 준다. 지금은 다시 볼 수 없는 그리운 80년대 홍콩 액션영화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