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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타이틀] 황추생의 안광이 빛나는 휴먼 누아르영화

<야수형경> Beast Cops

<무간도> 이후 침체된 홍콩 누아르영화가 부활했다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좋은 누아르영화들은 종종 나왔었다. 1999년 홍콩 금상장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주요 상들을 싹 쓸어간 진가상 감독의 <야수형경>이 그에 속한다. 특히 이 작품은 <무간도>의 황 경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황추생의 연기 인생에서 <팔선반점의 인육만두>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열연으로 손꼽힐 정도로 그의 연기가 강렬한 영화다. <팔선반점의…>에서 황추생은 냉혹한 연쇄살인마였다면 <야수형경>에서는 인간미 넘치는 형사로 분해 뻔뻔하지만 한편으론 중년의 고독감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또 다른 카리스마적 모습을 보여준다. <야수형경>의 배경은 범죄자들이 지배하는 홍콩의 한 지역. 무질서하게 보이지만 그들만의 룰을 가지고 생활을 해나간다. 이곳에 범죄자들과 호형호제하면서 그들을 적당히 비호하며 살아가는 동 형사(황추생)가 담당을 맡고 있다. 그는 근무시간에 술집을 전전하거나 여자들과 놀아나고, 또 어디론가 며칠씩 사라졌다가 월급날이 되면 칼같이 복귀하는 부패 경찰이다. 그들 팀의 리더로 새로 마이클이 부임을 하면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난다. 약간의 오버 액션을 보여줄 것 같은 <야수형경>은 뜻밖에도 영화 대부분의 과정을 끈적끈적한 휴먼드라마로 가득 채워나간다. 범죄자와 친하게 지내는 부패 경찰들의 틈바구니에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는 리더가 들어올 때 벌어지는 사건은 뻔하지만, 이 영화는 영리하게도 사람 냄새가 짙은 이야기로 발전시킨다. 형사들의 애환과 비리를 그리기보다는 그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인간관계에 무게중심을 두고 우정과 사랑을 조금씩 드러낸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잘 짜여져 있고 메인 이야기의 언저리에서 톱니바퀴처럼 어긋나지 않고 잘 물려서 돌아간다. 간간이 터져나오는 유머들도 오버하지 않고 절제되어 있는 편이다. 물론 누아르영화 특유의 음모와 배신, 그리고 살인으로 점철된 비정한 범죄 세계의 일면도 놓치지 않는다. <야수형경>은 잘 만든 영화다. 시종일관 흥미를 잃지 않은 강한 흡인력을 지닌 드라마가 우선 매혹적이다. 여기에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묘사, 그리고 그 모두를 아우르는 황추생의 굵고 뜨거운 연기가 진한 여운을 남긴다. 물론 액션도 빠질 수 없다. <야수형경>의 액션은 그 누구도 우월적 능력을 가지지 않은 리얼리티가 돋보인다. 라스트에서 조직의 보스를 배신하고 새롭게 우두머리가 된 자와 동 형사의 대결은 뛰어난 편집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난도질을 당하고 피범벅이 된 채 흉흉한 안광을 뿜어내면서 친구의 복수를 행하려는 황추생의 살기등등한 연기는 압도적이다. 마치 <팔선반점의…>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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