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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타이틀] 속보이는 선정성의 향연, <섹소 카니발>

한편의 영화가 성공하면 유사 작품들이 쏟아져나온다. 어디 조폭과 코미디영화의 클론들이 판을 치는 충무로만 그렇겠는가? 페이크다큐멘터리로 법정에서 진의 여부를 가리는 해프닝을 끌어낸 루게로 데오다토 감독의 <카니발 홀로코스트>가 거둔 눈부신 상업적 성공은 수많은 아류작들에 영향을 끼쳤다. 적은 예산으로 만들고 모든 것이 진짜라는 식의 자극적인 홍보가 제대로 먹혀들면서 큰돈을 벌어들인 것이다. <카니발 홀로코스트>는 흔히 카니발리즘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면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많은 제작자와 감독들에게 자극을 주고 도전의식을 불어넣었다. 늘 그렇듯이 아류작의 대부분은 거론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들이 많았다. 스페인 출신의 제스 프랑코도 <카니발 홀로코스트>가 거둔 달콤한 성공에 잔뜩 고무되었고, 결국 유사영화를 찍어낸다. 다작의 황제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제스 프랑코이니 영화는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섹소 카니발>이란 작품이다. 이 영화는 한 여배우가 영화 촬영을 위해 새롭게 촬영지로 선택된, 정글 오지로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참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섹소 카니발>은 저예산인데다 졸속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영화 촬영이라는 상황 설정에 어울리는 모습은 단 한번도 보여주질 않는다. <카니발 홀로코스트>가 그랬던 것처럼 제스 프랑코 역시 자신의 영화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이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화면을 거칠게 하고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구성한다. 여기서 생기는 이점도 있다. 연기력이 미천한 배우는 감독의 기지 덕에 실제 촬영을 한 것 같은 현실감을 종종 보여주곤 한다. 그렇다고 해도 <섹소 카니발>은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이해 불능의 영화다. 극중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은 무의미한 사건들의 연속이다. 더욱이 진행이 거북이처럼 지나칠 정도로 느리다. 도대체 왜 여배우는 정글로 들어가서 생고생을 하는지, 배경 설정과 달리 이 여정의 목적이 도대체 무엇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의문이 든다. 하나 제스 프랑코는 이야기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는 영화에 나오는 여자들을 곤경에 빠트리고 일단 벗기고 시작한다. 툭하면 밧줄에 묶인 채 성욕에 불타는 남자들에게 희롱당하고, 결국 손도끼에 젖가슴이 반으로 잘리면서 살해당한다. <섹소 카니발>의 사건 진행은 막무가내다. 그럼에도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저력은 평소 심한 노출과 자극적인 폭력장면으로 입지를 다진 제스 프랑코의 역량(?) 덕이다. <섹소 카니발>은 피 튀기는 고어와 선정적 장면 위주로 구성된 누군가에게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천박하기 짝이 없는 영화이지만,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해 주머니를 털어가는 제스 프랑코의 사업 감각을 엿보는 데 좋은 예가 된다. DVD 타이틀은 비슷한 종류의 ‘쌈마이’ 영화 모음집인 <Terror Tales, Vol.4>에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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