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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타이틀] 오지 여행과 추격호러의 결합, <투리스터스>

일라이 로스 감독의 <호스텔>은 전혀 새로울 것도 없는 피범벅 난도질 위주의 고문영화였지만, 박스오피스 대박을 친 뒤 많은 아류작 생산의 주범이 되었다. 낯선 곳을 여행하는 배낭족들이 납치되어 살해를 당한다는 그렇고 그런 영화들이 앞다투어 만들어지며, 관객을 고문의 세계로 안내한 것이다. 대개 이런 영화들은 완성도를 떠나서 하나의 공통점을 공유하게 된다. 무대가 되는 해당 여행지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불안감을 심어준다는 점이다. <투리스터스>는 브라질의 정글 속을 헤집고 다니면서,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의 위험성을 거듭 강조한다. 여동생과 함께 브라질 배낭여행을 떠난 알렉스는 낡은 버스를 타고 산길을 오르다 비탈길로 떨어지면서 사고를 당한다. 알렉스는 버스 승객 가운데 몇몇 젊은이들과 함께 다음 교통편을 기다리다 포기하고 결국 근처 해변에 있는 바를 찾기로 결정한다. 그곳에서 진탕 마시고 춤추며 섹스를 즐기며 화끈한 밤을 보내지만, 깨어났을 때는 모든 짐을 털린 상태다. 낯선 곳에서 졸지에 알거지가 된 알렉스 일행은 경찰을 찾아 헤매다가, 인간 사냥을 벌이며 장기 밀매를 하는 조직에 잡힌다. <투리스터스>는 장르영화 공식에 충실한 영화다. 한치의 어긋남이 없이 착실하게 룰을 따라 사건을 만들고 누구나 예측 가능한 마무리로 끝난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가 있나? 이런 종류의 영화에 각본의 완성도를 바라는 것부터가 예의가 아닌 것이다. 남은 것은 피범벅과 노출이라는 시각적인 볼거리다. <투리스터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고어의 미학을 엿보기 위함이다. 한데 이 영화는 고문영화 분위기를 잡아 나가다가 엉뚱한 곳으로 튀어버린다. <투리스터스>에서는 <호스텔> <울프 크릭>과 같은 살벌한 폭력이 선사하는 짜릿한 쾌감을 기대하긴 힘들다. 영화가 가진 고어 효과는 그들 영화와 비교할 거리도 아니다. 꼬치로 눈을 찌르고, 마취를 한 채 배를 갈라 신장을 끄집어내는 친절할 정도의 자세한 단 한번의 과정이 <투리스터스>에서 만날 수 있는 고어 효과의 전부다. 그 나머지는 대부분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할애한다. 이야기와 고어의 향연까지 포기한 영화에 다른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하나 <투리스터스>는 다른 고문영화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장점을 하나 가지고 있다. 바로 장시간에 걸쳐 진행하는 수중 추격전의 볼거리다. 정글에서 벌어지는 인간 사냥과 수중전의 조합은 좀 생뚱맞긴 하지만, 다양한 앵글을 통해 보는 물속의 풍광과 도주 과정은 의외의 재미를 준다. <투리스터스>는 당일치기 관광 상품 같은 영화다. 깊이있는 여행은 할 수 없지만, 무난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딱 그 수준이다. 여기에 수중장면은 꽤 괜찮은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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